한국불교 최대 종파인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에 설정스님(75, 오른쪽)이 당선됐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실시된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설정스님은 선거인단 319명(유효 316표, 무효 3표) 가운데 과반을 훌쩍 넘긴 234표를 얻어, 경쟁자인 수불스님(82표)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총무원장으로 선출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설정스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0.12

총무원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가진 설정스님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논란이 한창인 선거제도와 관련해 “직선제, 간선제 문제의 차원이 아니라 원래 절집의 선거는 만장일치에 의한 추대 문화”라며 선거제도 대안으로 토론과 합의를 통한 ‘만장일치제’를 제안했다.

설정스님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무원장 선거제도 개편 의지를 밝혔다.

설정스님은 “지금의 선거방식은 권모술수와 모략중상이 판을 치게 하고 패거리 문화를 만든다”며 갈등을 최소화하고 종단 내 화합을 유지할 수 있는 선거제도 대안으로 만장일치제를 꼽았다.

그러면서 설정스님은 “20년 전과 비교하면 수행자를 뒷받침해야 할 종단이 선거제도로 인해 정치 집단화했다”면서 “선거제도 대안을 모색하고 사라진 수행 가풍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설정스님은 “대탕평의 시간을 마련하겠다”고도 말했다.

설정스님은 “수행자들을 위한 불교를 만들도록 힘쓰겠다”며 “수행을 한순간이라도 멈추면 절집은 잡스러워지고 망가진다. 절집이 잡스럽다면 존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설정스님은 불교의 사회적 역할도 강조했다.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난 설정스님은 열네 살인 1954년 아버지의 생신불공을 위해 수덕사에 들렀다가 그대로 출가했다. 설정스님은 수덕사를 시작으로 해인사·봉암사·상원사 등에서 정통 수행자의 길을 걸었다.

설정스님은 1994년 종단 개혁 당시 입법부의 수장인 중앙종회 의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 2009년 8월 덕숭총림 제4대 방장으로 추대됐으며, 2011년 대종사 법계 품수에 이어 올해 4월에는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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