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만약에’라는 말로 가정하며 현실 이상의 상상을 하거나 현실과 정반대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만약에 말이야’로 시작되는 잠깐의 생각이 국가 정책에 고스란히 반영된다고 생각해 보자. 잠깐의 생각, 지나가는 말로 시작된 만약에가 그대로 정책화되어 수십 년 아니 수백년 동안 국가와 국민의 안정과 번영에 중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면 그냥 그 자리에 있던 몇몇의 의견이나 어느 특정인물의 의지대로 실행되면 안될 것이다.

국가마다,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분분한 문제를 단칼에 공사 중지를 명한 이후 후속 대책의 발표도 없고 원자력을 대신해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 세워지는 모양이다. 사실 어떤 에너지보다 원자력은 싸게 생산하며 강력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다만 한번 사고가 나면 그 사고의 여파가 엄청나고 원재료의 반감기가 상당히 길다는 것이 단점이 된다. 때문에 원자력발전소는 상당히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만일에 있을 사고에도 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석유 한 방울 나오지 않는 국가이다. 그런데 중공업산업으로 국가를 일구었고 꾸준히 원재료를 가공해 수출하는 것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나라이다. 그 나라에서 에너지 동력이 미미하면 당장 국가 동력에 중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동력이 부족하면 공장에서는 라인 가동이 중단되고 라인 가동이 중단되면 생산에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신재생에너지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로 대체로 동력이 약하며 지속성 유지도 어렵다. 또한 생산가격도 높은 편이다. 이러한 에너지로 국가 동력을 바꾸는 데 누가 동의를 하는가.

기술로 자연에 의지하는 동력의 생산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원자력은 기술의 진화로 얼마든지 컨트롤이 가능하다. 결국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원전 사고나 부산물로 인한 오염 때문에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포기할 것인가? 그래서 국가의 산업동력 에너지원을 불안하게 할 것인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로 휩쓸리면 안된다. 정책은 바로 앞만 보면 안된다. 멀리 봐야 하고 또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배제하면 안된다. 공론화의 단점은 이슈만 논의되는 것이다. 경험과 성향, 지식수준에 따라 편중될 수가 있다. 때문에 속단해서는 안된다. 사드 배치 문제 역시 추가 배치를 한다고 선언해 국내는 물론 째려보고 있던 중국에게 펀치를 먹였다. 전 세계의 강력한 대북제재의 선언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도발은 전혀 기가 죽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다음달 8.15 대북전략은 여전히 대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화를 낼 때 화를 내야 하는데 화를 내는 시점을 잃어 버렸다. 언제 끼어들까 눈치만 보다가 내 타임을 놓쳐 버렸다. 국민들이 보기에 문재인 정부는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랬다저랬다 도대체 무엇이 본 모습인지 알 수가 없다. 국민들에게도 이러한 모습인데 외국에서는 우리 정부가 어떻게 보이겠는가. 특히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더욱 신뢰가 가지 못할 것이다.

대통령과의 대화를 했음에도 달라지는 태도에 누가 신뢰를 이어가겠는가. 77%의 압도적인 국민의 지지가 있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은 아예 지워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다. 미국은 발끈 달아 있고 사드 배치 덕분에 중국 역시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장소에 따라 달리 말하는 말장난으로 이러한 상황이 정리되리라는 기대는 아예 말아야 한다. 눈치가 아닌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과제가 어려우면 주변을 활용해야 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 학자, 실무진들이 있다. 이들의 의견을 듣고 검토하여 신중하게 안건을 상정하고 이에 대한 논의로 정책이 반영돼야 할 것이다. 국가 운영은 기업이나 단체의 운영과는 다르다는 것을 다시 짚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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