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외교란 일반적인 처신보다 복잡하다. 특히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에 있어서는 매우 민감해진다. 때문에 이 분야에 경험과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당면 문제에 있어 보이는 그대로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초보의 경우는 보이는 그대로 이해하고 단순하게 처리한다. 상대국은 대부분 간단한 문제의 경우 그대로 넘어가고 두 번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이를 푸는 방법은 이해관계를 알고 무엇 때문에 소원한지를 알아 해당 부분을 매만져 주어야 한다.

관계란 역사이다. 처음 알게 된 이후 서로 간의 인사와 거래가 둘만의 관계를 만든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지정학적으로 요지인 입장에서는 또 약소국인 경우는 그러한 관계를 더 잘 이용해야 한다. 인접국가인 일본, 중국의 관계는 물론 미국에게 국토방위를 의존하고 있으니 미국과의 관계를 잘 이용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직접적인 3국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 나라들과 이해관계가 있는 나라는 물론 각각의 연결고리를 파악하고 시류를 잘 읽어 내야 한다.

이들 국가들과는 하루 이틀의 역사가 아니다. 조공을 하고, 식민지도 됐고, 얽히고설키고 묶었다 풀었다 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본래 내가 풍족하면 상대가 뭐래도 후하지만 내가 쪼들리면 상대에게도 인색하기 마련이다. 쥐고 있는 문제가 거슬리면 거슬릴수록 잡음이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말 한마디로 얼어붙은 외교관계를 녹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실무자가 부단한 노력으로 자리를 만들어야 대사가 움직이고, 대통령이 움직여 성과란 것을 만들어 낼 수가 있는 것이다. 경직된 관계가 하루아침에 대통령이 방문했다고 해결되는 일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인 것이다. 물론 최고 권력자의 권한으로 미끼가 될 만한 딜을 준비했다면 다른 기대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인들이 모르는 외교의 이면은 많은 고충과 애로가 있다. 원칙과 논리를 쉽게 저버리지도 못하지만 또한 모호한 요구를 덥석 받아줄 수도 없다. 자신이 뱉은 말에 의미를 알고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하지만 표정하나 찡그리지 않고 침 뱉을 수 있다. 이해관계가 걸려있기에 체면은 나중 일이고 웃음의 미소도 의미가 없어진다. 갈수록 쉽지 않은 것이 외교 분야이다.

첨단기기로 인하여 정보가 난무하여 비밀이라는 것이 오래가지 못한다. 과거처럼 몇몇 대신의 입만이 아닌 항상 다루는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든 네트워크가 언제 어디서든 해킹가능성이 있기에 모호한 말재주로 이랬다저랬다 하는 잡기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일 뿐이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전환기에는 본질적으로 모든 국가들이 불안하다. 강대국들의 입장차에 따라 약소국가들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과거보다 훨씬 발전했고 힘이 생겼다고 하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복잡 다변화하는 세계에 우리의 나아갈 길을 온전히 걸어가려면 전략이 필요하고 이들 전략이 남의 눈에 편안하게 보이려면 고도의 전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에게 외교란 기술의 발전 이상으로 발전해야 하며 주도면밀함을 가져야 할 분야이다. 도전과 대응에 조금이라도 오차가 벌어지면 그 사이로 견제가 들어오고 마찰과 충돌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서로 협력적인 타협이 이루어지려면 우리도 그만한 파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별 볼일 없는 상대에게 좋은 조건을 던질 때에는 분명 상대가 노리는 무엇인가가 숨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