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화기애애한 그림의 한미정상회담의 사진과는 달리 정상회담이 끝나자 다양한 보도와 추측이 난무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은 공식발표 이전의 코멘트로 호사가들의 입담을 재촉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노동자들과 사업, 자동차부문에 대한 공평한 경쟁 기회의 확실한 동의를 받아냈다는 트위터 글을 올렸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자신감과 강단으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렬한 적극성과 과시를 일삼고 있다. 정상회담을 마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문구가 알려지고 주요 관건이 되는 사드문제, 한미FTA 재협상, 북핵문제 등에 대한 유추의 기사들이 끓었다.

급한 성격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자신의 업적을 알리고자 했고 그에 비해 다소 유한 문재인 대통령은 방어적인 자세로 방미 성과를 말했다.

사실 양국 간의 정상회담이란 최고 지휘권자의 재량으로 유대관계를 돈독히 함은 물론이고 물밑 제휴를 만들어 내고 대외적으로 정상회담 결과 양국은 돈독한 사이이며 공동 노선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발표한다. 그럼으로써 양국의 국민은 각자 대통령의 존재와 나라의 파워를 실감하고 다른 나라들은 각각의 입지를 정리하고 외교적 전략을 세우게 된다. 그런데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정상들의 의견이 서로 다르다. 공식적인 견해도 각각 자신의 나라 입장에서 해석할 뿐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아이러니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의 재협상을 말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FTA 재협상은 합의 외의 이야기라고 말하니 양국의 정상은 한자리에 있었던 것이 아닌 것인가? 과연 목적한 바의 성과는 몇 퍼센트나 이루어낸 것일까? 우리나라는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정상회담에 임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실속은 못 차린 모양새다.

정상회담 전까지도 외교부 장관 등의 임명문제로 동분서주했고 내각의 임명조차 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외적인 행사를 치러야 했다. 실리를 찾으려는 회담에 전략을 세우고 이를 점검하는 것도 수십 번 해야 불쑥 튀어나오는 변수들이 처리될 것인데 이러한 시간적 여유는 물론이고 전략조차 변변히 세우지 못한 채 임했을 것임이 틀림없다. 우리의 역대 대통령이 그랬듯이 방미 일정에 맞춰 의례적 모양새만 갖춰 떠났을 것이다. 덕분에 얻어낸 결과는 무엇인가? 공식적인 결과물 말고 비공식적으론 어떠한 딜이 이루어졌을까?

제일 부담스러운 한미FTA가 화두에 올랐고 방위비 분담의 현실적 문제가 부각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FTA 재협상을 말했다. 공정함의 형평성을 들어 자동차수출 문제와 방위비를 콕 집어 들었으니 이를 거부도 못하고 고스란히 떠안고 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자신의 업적을 올릴 만큼 만족스럽게 진행했고 우리는 손사래를 치며 아니라고 말할 만큼 원하는 만큼의 성과는 올리지 못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친분관계가 돈독해진 모양이지만 이슈가 됐던 큰 숙제는 풀지 못하고 싸갖고 돌아왔다. 양국의 공동성명서는 모호하게 두루뭉술하게 발표하고 이의 해석이 분분하게 만들었으니 이 또한 문제이다. 또한 대북 주도권을 확보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따져보면 그 또한 빛 좋은 개살구니 엄청난 비용을 들여 미국까지 갔던 결과는 되로 주고 말로 받은 비용청구서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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