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삶]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
[생명과 삶]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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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19대 대선이 끝나 출범한 새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교육 정책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사회적 기대가 그리 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개혁을 정략적으로만 표방해왔을 뿐 실질적인 혁신은 제대로 이루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 정부에서는 교육혁신의 명목을 내세우기에 앞서 대중들로부터 멀어진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가 국민 의식에 자리할 수 있는 정책에 우선할 것을 제안해 본다.

국가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안보와 경제 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지만, 그 바탕에 국가 발전과 국민의 행복의 원동력인 ‘교육’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어 아쉬운 마음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국가의 주요 정책이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교육의 대중화, 교직의 전문화, 교육 내용과 방법의 현대화, 교육 행정과 재정의 효율화와 같은 교육의 주목표는 변할 수 없는 과제들이다.

그동안 교육 정책을 주관하는 교육부처가 교육혁신을 제대로 추진해온 것일까. 그 답은 ‘아니요!’이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그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금까지 정치적으로 휘둘려온 교육전담 부처에 대한 잘못된 관행에 대해 살펴본다.

해방 후 1948년에 정부가 수립되며, 교육·과학·기술·예술·체육·기타 문화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는 교육전담 부처인 ‘문교부(文敎部)’가 중앙정부의 11개 부처 중 하나로 출범했다. 1961년 6월 제4대 윤보선 대통령 재임 시절 ‘정부조직법’의 개정으로 문화 및 예술에 관한 업무가 ‘문화공보부’로 이관됐고, 제11대 전두환 대통령 시절인 1983년 3월에는 체육에 관한 업무가 ‘체육부’로 이관됐다.

제13대 노태우 대통령 시절인 1990년 12월에는 ‘문교부’의 명칭이 ‘교육부(敎育部)’로 바뀌는 사태가 발생했다. 교육부의 명칭은 2001년 1월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교육인적자원부(敎育人的資源部)’로 바뀌어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시절까지 유지됐다.

제17대 이명박 대통령 시절 ‘정부조직법; 2008. 2. 9’을 개정해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가 통합된 ‘교육과학기술부’가 출범하며 많은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는 ‘정부조직법; 2013. 3. 23’을 다시 개편해 ‘교육과학기술부’를 과학기술 업무를 전담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교육전담 부처인 ‘교육부’로 분리했다. 교육부처의 명칭이 계속 바뀌어오다가 결국은 23년 전인 1990년의 ‘교육부’로 다시 환원된 일이 벌어진 것이다.

현재 교육부는 사회부총리를 겸하는 교육부 장관과 차관 아래에 3실 3국 11관 49과(교육부 조직도 참조)로 운영되고 있는데, 그중 기획조정실, 학교정책실, 대학정책실로 이루어진 3실은 1948년에 ‘문교부’가 출범했을 때의 3실과 같은 구조이다. 이는 그동안 교육부의 명칭과 위상이 얼마나 정치권에 휘둘려져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징표로 볼 수 있다.

교육부처 장관의 재임 기간을 살펴보면 ‘교육은 백년지대계’가 말뿐이었다는 것이 더 확실하게 드러난다. 정부수립 후 지금까지 교육부처 장관을 거쳐 간 사람은 직무대행 4명을 포함해 모두 57명으로, 평균 재임기간은 1년 2개월 정도이다. 1948년에 처음 설립된 문교부가 교육부로 바뀐 1990년까지 장관직을 지낸 사람은 30명으로 평균 재임기간은 1년 5개월 정도이며, 1990년 교육부가 신설돼 2001년 교육인적자원부로 바뀔 때까지의 장관 수는 12명으로 재임기간은 1년 남짓하다.

교육부 시절의 장관 수는 노태우 정부 4명(문교부 장관 2명 포함), 김영삼 정부 5명, 김대중 정부 7명, 노무현 정부 6명(직무대행 3명 제외)으로 대통령 임기 동안의 장관의 수가 평균 5.5명이나 된다. 이는 새 정부에서는 몇 명이 교육부 장관직을 맡게 될지 궁금한 마음이 들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렇게 국가의 교육전담 부처 명칭이 정치적 편향에 따라 계속 바뀌고, 부처를 책임지는 장관들의 평균 재임기간이 1년 조금 넘는 여건 하에서 과연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라는 말에 의미가 실릴 수가 있을까.

진정한 교육혁신은 정치적 논리에 따른 법과 제도의 변경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원칙’과 ‘상식’이 바탕이 되어 이루어져야 한다. 새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에 소신 있는 교육전문가가 임명돼 대통령과 5년 임기를 함께 하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무리한 욕심일까. 앞으로 교육부에 설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제대로 역할을 감당해 ‘교육의 백년지대계’가 온 국민의 의식에 자리하는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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