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삶] 한여름 밤의 잠 이야기
[생명과 삶] 한여름 밤의 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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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지난 21일 연중 낮이 가장 긴 하지(夏至)가 지나고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한여름에 열대야증후군(熱帶夜症候群)으로 나타나는 수면장애로 피로가 쌓여 집중력이 떨어지고, 소화불량이나 두통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더운 여름의 불면증이나 수면장애에서 벗어나 숙면을 할 수 있을까.

잠이 평생 시간에서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잠을 어떻게 자느냐’ 하는 것은 바로 ‘어떻게 사느냐’와 직접 연계돼 있는 우리 삶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그래서 ‘잠은 최고의 보약’이며, ‘건강한 수면에 건강한 생활이 깃든다’라는 말도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잠의 생물학’에서 이상적인 수면은 해가 뜨고 지며 나타나는 일주기(日週期) 리듬과 조화를 이루는 수면을 말한다. 우리 몸에는 일주기에 따라 신체 변화를 조절해주는 생체시계(BioClock)가 내장돼 있다. 밤이 되면 졸음이 와서 눈이 감기고, 아침이 되면 자신도 모르게 눈이 떠지는 것은 생체시계가 주변 환경으로부터 들어오는 빛의 감지를 통해 나타나는 바이오리듬(생체리듬)이다.

수면은 단순히 낮의 일과에서 벗어나 쉬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지내며 몸과 마음(특히 뇌)에 쌓인 피로를 푸는 과정이다. 따라서 정상수면 시간보다 적게 자는 기간이 길어지면 피로가 누적돼 건강한 삶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면 연구보고에 따르면 적정수면 시간을 유지하지 않으면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우울증과 같은 질병의 유발 기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적정수면 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9시간 이상 잠을 자야 컨디션이 정상으로 유지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6시간 정도의 수면으로도 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눈을 뜨고, 낮에도 졸음이 오지 않는 상태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이런 개인적인 차이에는 유전적인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수면에서 중요한 것은 적정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이다. 양질의 수면은 체중 유지나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주고, 만성질환 유발 가능성을 낮추어준다. 또한 감정 변화를  안정시켜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덜어주고, 집중력과 기억력을 증진시켜준다.

건강한 삶을 위해 지켜야 할 좋은 수면습관을 길들이는 ‘건강 상식’으로 제안되고 있는 ‘수면위생’ 지침에 대해 알아본다.

수면위생에서 가장 우선해 제안되고 있는 것은 규칙적인 수면습관이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정해진 시간에 기상하는 습관이 길들여져 뇌의 생체시계에 저장되면 좋은 수면리듬이 만들어질 수 있다. 숙면을 위해서는 낮잠은 자지 않는 것이 좋으며, 낮잠을 자더라도 2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낮잠을 오래 자면 밤의 수면리듬이 방해받아 잠이 제대로 오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숙면을 위한 수면 환경도 중요하다. 잠자리(침실)는 잠을 잘 때만 이용하고, 침대에서 TV를 보거나 책 읽기 등을 삼가는 습관도 길들여야 한다. 침실의 적정 온도 유지와 함께 잠자리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해 놓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10분 이상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을 때는 뒤척이지 말고 거실로 나와 책을 읽거나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다시 졸음이 올 때 잠자리에 드는 것도 한 가지 방편이다. 이때 TV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삼가야 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3시간 전에 과식을 하거나 커피, 홍차, 콜라, 초콜릿 등의 각성물질을 먹으면 숙면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흡연자는 잠자리 들기 전에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하며, 잠자기 전에 술을 마시는 것도 금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오는 것 같지만 알코올은 잠든 다음 숙면을 방해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건강한 수면은 적정수면 시간을 지키고, 양질의 수면을 취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건강 상식’이다. 그러나 수면장애나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지켜나가기 쉽지 않은 ‘수면위생’ 규칙이다. 열대야증후군이 나타나는 무더운 여름철을 맞이해 ‘건강한 수면에 건강한 생활이 깃든다’는 말을 떠올리며, 적정수면 시간을 지키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자신만의 수면습관을 만들어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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