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2011년 10월에 타계한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2005년 스탠포드(Stanford) 대학의 강연에서 학생들에게 “Stay hungry & Stay foolish!”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을 직역하면 ‘배고프게 지내라 그리고 바보처럼 살아라’고 할 수 있지만 잡스가 한 말의 진정한 의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늘 갈망하라’ 그리고 목표가 정해지면 ‘우직하게 밀고 나아가라’는 것이다.

어느 고등학교의 건물 벽에 커다랗게 붙은 ‘꿈’ ‘도전’ ‘창의’라는 말을 보았다. 그 말은 학창 시절이 미래의 삶에 대한 꿈을 찾고, 그 꿈의 실천 계획을 세워 창의적으로 도전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주변에서 진정한 미래의 꿈도 없이 막연하게 명문대학 인기학과 진학이나 좋은 직장만 상상하며 지내고 있는 젊은이들을 볼 때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든다.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대접을 받는 시대로 열리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명문대학의 졸업장은 예전과 같은 자격증이 아니다.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고 있는 스티브 잡스나 현재 세계에서 제일 부자로 꼽히고 있는 빌 게이츠는 둘 다 자신의 꿈을 갈망하며 대학을 중퇴해 꿈을 이루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 중 하나인 현대그룹을 설립한 故 정주영 회장도 인터넷에 올라있는 인물난을 열어보면 대학은 물론 고등학교 학력도 없이 ‘송전소학교’로만 나와 있다.

인생은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의 2박 3일 여행’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학창 시절에 대입해보면 고등학생에게는 중학생 시절이 어제이고, 내일은 졸업 후 진학할 대학생활이 된다. 대학생이 되면 고교 시절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어제가 되며, 졸업 후 내일이라는 사회에 진출하고 나면 ‘오늘’이라는 대학 시절도 어제가 되어버린다.

‘2박 3일’의 삶의 여정에서 지나간 어제의 시간은 이미 흘러가버린 시간으로 우리가 어찌할 수 없다. 그리고 내일이 되면 오늘이 어제가 되고, 오늘의 내일이 다시 오늘로 다가온다. 그래서 졸업을 하고나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어제가 되는 학창 시절은 자신의 미래의 꿈을 설계하고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매우 소중한 ‘오늘’인 것이다.

학창 시절 자신의 미래에 대한 진정한 ‘꿈’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변화’를 선택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고등학생의 경우 ‘왜(Why)’ 대학에 가려 하는가,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면 ‘무엇(What)’을 우선해야 할까 그리고 그 일들은 ‘어떻게(How)’ 풀어나가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어느 병원에 검진을 받으려 대기하던 중 맞은편 벽에 그 병원의 설립자의 발자취를 그림과 함께 쓴 글들이 눈에 들어온다. 맨 앞에 ‘소녀의 꿈’이란 제목의 “소녀는 꿈을 꾸었다. ‘나는 의사가 될 것이다.’ 첫 번째 환자, 다친 강아지”라는 어린 시절의 꿈을 표현한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소녀 시절 꿈을 정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변화의 선택으로 꿈을 이룬 이야기들이 마음에 와 닿는다.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꿈은 총에 장진되지 않은 총알과 같다’고 한 마크퇴인의 말처럼 꿈이 정해지면 우선 꿈을 이루어내는 기한을 정해야 한다. 총알이 총에 장진되지 않은 상태로 시간이 흘러 녹슬게 되면 총에 장진해도 발사되지 못하는 것처럼 실천 계획과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막연한 꿈은 자신도 모르게 녹슬기 마련이다. 꿈을 이루기 위한 변화를 선택해 우직하게 밀고나가는 것이 바로 총알이 녹슬기 전에 장진해 발사하는 것이 아닐까.

꿈이 정해지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실천 계획을 구체적으로 적어보는 습관도 길들여야 한다. 찰스 다윈이 얘기한 ‘적응을 잘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의미의 ‘적자생존(適者生存)’이란 말에서 ‘적자’를 기록(writing)을 한다는 의미로 ‘잘 적는 사람이 성공한다’로 비유하는 말도 있다. 노트나 메모장에 적는 것이 어렵다면 컴퓨터에 자신만 열어볼 수 있는 파일을 만들어놓고 자신의 꿈과 희망을 진솔하게 기록해보자. 그리고 주기적으로 자신이 기록해 놓은 미래의 ‘꿈’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변화’의 선택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이는 학창 시절의 젊은이들에만 아니라 장년기나 노년기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적는 습관이다.

‘새로운 습관이 새로운 운명을 열어준다’는 말에서처럼 미래의 행복한 삶을 위한 꿈의 실현을 위해 자신의 습관과 행동의 변화에 관심으로 가지고 자신의 꿈이 실현되는 ‘미래’를 가다듬어보자.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