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군 조호군한의원 원장

 

최근에 운동의 효능이 강조되면서 과격한 운동, 무리한 운동을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에너지를 소진하여 인체에 불균형을 유발하거나 다른 질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운동은 항상 자신의 체력에 적합하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갑상선 기능이 약하거나 췌장이나 부신 등의 내분비기능이 약한 경우에는 보다 더 적은 양의 운동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운동을 한 이후에 그 다음날 컨디션이 좋아지고 몸이 가볍다고 하면 이런 경우는 적절한 운동을 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운동을 한 다음날, 오히려 몸이 힘들고 무겁다면 이것은 과다한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원시인들은 하루 종일 뛰고 달리며 먹잇감을 찾아다녔다. 그에 비하여 현대인들은 운동량이 너무 턱없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데 그 대신에 현대인들은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인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운동을 할 때와 비슷한 매커니즘으로 반응한다. 이를 투쟁도주반응(fight and flight response)이라고 하는데 일종의 비상상태에 반응하는 인체 매커니즘이다. 현대인들이 과거에 비하여 운동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 투쟁도주반응이 과거에 비하여 대폭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의 과도한 투쟁도주반응은 인체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사항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한다면 운동은 근골격계에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자면 적절한 운동은 중장년층 이상에서 두뇌기능을 좋게 유지하거나 향상시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선 첫째로, 운동은 인체의 혈액순환을 촉진해 뇌에 공급되는 혈류량이 증가하는 영향을 미친다. 이는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소가 보다 더 공급된다는 의미이므로 신경세포의 기능이 향상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또한 최근의 연구에서는 집중적인 운동을 하는 경우 두뇌에서는 뇌신경세포의 재생을 촉진하는 단백질 생성을 돕는다. 이러한 결과로 두뇌의 기억력·집중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고 심지어 노령화에 따르는 기억력 감소를 10년 이상 늦출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신경과 근육의 연접부위가 퇴행성으로 변화하는 것을 방지한다. 이 부분이 퇴화된다는 의미는 노화에 따라서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을 예방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노인의 경우 근육량 감소는 심각한 노화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서 특별히 기억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부위의 크기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확인할 수도 있다. 이는 기억력 향상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부 연구에서는 하루 30분씩 걷기운동을 하는 습관을 1년 동안 계속 유지했더니 뇌의 해마부위가 2% 정도 증가했다는 연구가 있다. 대체로 연령이 증가하면서 해마부위는 위축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대단한 결과이다.

그 외에도 뇌신경세포가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포도당과 지방분해 성분의 일종인 케톤인데, 운동을 적절히 하는 경우 포도당과 케톤 사이의 에너지원을 사용할 때 변환이 부드럽게 이어지게 하는 결과를 유발한다. 따라서 신경세포는 자유롭게 체내의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의 연구결과 새로운 지식을 학습한 후 4시간 이후에 운동을 하게 되면 새로운 학습내용이 두뇌에 잘 각인된다는 점이다. 이는 운동이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을 촉진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달리 새로운 학습을 하고 곧 이어서 하는 운동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운동을 통해 치매 등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치매 및 기억력 향상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운동은 근육의 감소를 예방할 뿐 아니라, 뇌기능의 향상을 위해서도 공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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