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정치학 박사/문화안보연구원 이사

 

작금의 북핵사태는 예견될 수 있었던 것으로 새삼 호들갑을 떠는 국내외 상황을 보면서 사안의 해결방책 마련보다 대북 제재에 포커스가 집중되면서 자칫 한반도 안정관리의 본질적인 목표인 ‘대북 전쟁억제력 유지’를 간과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그렇다고 안보리 제재를 고의적으로 위반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약화하거나 중지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직접적이고 실효적인 제재라는 단기적인 전술목표에 현혹돼 간접적이고 중장기적인 북핵 비실용화와 한반도 비핵화라는 궁극적 전략목표가 간과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북핵문제가 근본적으로 다자간의 군사력 균형게임으로 확대된 것은 미국과 중국의 동북아 패권전략에 의한 것이었고, 결과적으로 중국과 북한의 공산주의 특유의 협상전술인 ‘만만디(慢慢的)전략’과 ‘양동지연전술’에 휘말리면서 북한에게 핵개발의 필요충분한 시간을 준 꼴이 된 것이다.

‘군사균형론’의 입장에서 현재 한반도는 ‘불균형의 불균형’이라는 전쟁의 위기 국면에 가깝다고 평가할 수 있고, 이것을 안정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불균형을 인정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미동맹의 군사적 증강으로 균형을 만들어서 전쟁의 오판을 하지 않도록 전쟁억제력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것은 유엔과 우방국을 통한 군사안보외교도 중요하지만 미군사력의 재균형 전략을 통한 실질적인 ‘불균형의 균형’의 재편성으로 북한의 불균형전략을 무력화시켜야 한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무장이 한반도에서의 헤게모니를 장악해 적화통일의 기반조성이라는 허황된 꿈이라는 것과 국제사회적 악의 축(axis of evel)이라는 반증으로 부각시켜서, 북한은 결코 한미동맹 앞에서 힘의 우위정책이 불가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북핵문제에 관해 우리는 냉철하게 미국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전략이 실패한 것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적 여론을 기반으로 한미동맹 차원의 공조를 유지하면서 북핵사태의 우리식 대응방책을 수립하고 더불어 개성공단 자산몰수식의 불법행위를 국제사법재판소에 기소하는 등의 합리적 대응으로 국면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특히 미국이 보여주는 B-52 초계비행과 PAC-3의 추가 배치 및 사드(THAAD) 도입 및 핵잠수함의 전술기동 그리고 관련국의 양자 제재와 유럽연합 및 아세안의 제재동참 유도 등 ‘끝장제재’라는 외교목표를 세운 대로 전방위적인 대북 제재로 반드시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6.25전쟁의 정전회담에 2년여를 질질 끌려 다니다가 휴전해 오늘의 북한정권의 생존을 가능케 했고, 지금은 그 북한이 세계 제4위의 군사력을 보유한 골칫덩어리가 된 것 아닌가? 당시 휴전회담의 유엔군 수석대표인 미 해군 조이(Joy) 제독은 “우리가 전쟁을 각오해야 그들은 협상에 응한다”라는 한마디로 공산주의자와의 협상과 회담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를 그의 저서 ‘공산주의자들의 협상 수법(How Communists Negotiate)’에 남겼다.

심지어 그는 6.25전쟁의 정전협정이 타결돼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고 이미 60년 전 언급했음에도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極致)가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도 있다. 또한 미국은 과거 베트남전쟁에서 파리평화회담에 끌려 다니다가 결국 남베트남의 패망을 학습했음에도 북핵6자회담이라는 공산국가와의 회담전쟁의 과오를 범했다. 미국이 현 상황에서 6자회담전쟁의 패배를 인정할 때 새로운 국면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북핵6자회담은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자고로 동서고금의 전쟁이라는 것은 균형론에 입각한 논리도 있지만, 전쟁영웅론의 시각에서 볼 수도 있다. 과연 어린 김정은이 자신의 명운을 걸고 전쟁을 기획할 만한 영웅이 아니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김정은은 지금 누리는 권력쾌락을 수성(守城)하기 위한 전략으로 핵무장카드에 집착한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김정은 정권은 지금 무너져가는 김씨 3대 왕조를 몇 년 더 버텨보려는 허황된 짓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번 강대강 국면에서 더욱 강하게 북한을 조여야 할 필요성을 발견한다.

우리 군의 전력은 전면전에서 최초 방어력 발휘는 충분한 정예군이고, 유사시 한미동맹의 연합전력 가동능력은 최고의 수준이다. 국지도발도 우려할 수 있으나 우리 군의 자력으로 반격을 통해 북한군의 도발을 처절하게 응징가능하다고 본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총화단결인데 그것을 이끌어내는 힘은 국민의 애국심이다. 정부는 이번 북핵사태를 국가안보의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인식으로 국민적 애국심에 호소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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