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정치학박사/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대한민국의 장교가 되는 길은 육·해·공군사관학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군중앙군사학교(ROTC), 3사관학교, 학사사관, 기행사관, 간부사관 및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소정의 교육과정을 거쳐야만 소위로 임관이 될 수 있다. 임관 후 배치되는 야전부대에서는 장교출신별 구분없이 통합된 지휘체제에서 근무하면서 전우가 돼 적과 싸워야 한다. 그러나 모든 사회조직이 그렇듯 치열한 진급과 보직의 경쟁관계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임관출신 사이에 복무 중 상처가 불가피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경쟁적 관계에서의 가해와 피해의 앙금은 전역 후에도 타 출신과의 단합은 불가하다는 것이 당연시 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한민국 예비역장교연합회의 출범에서 보여준 통합과 화합의 단결된 모습은 나라사랑을 위해 출신구분 없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회적 모범사례다.

지난달 24일 창립한 대한민국 예비역장교연합회는 육사·해사·해병대총동창회·ROTC중앙회·3사총동문회·국군간호사총동문회·육군학사장교총동문회·기행사관총동문회 등으로 구성됐고, 예비역 장교들이 임관 구분을 떠나 한반도 통일과 국가안보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이다. 이제 연합회가 전국조직으로 출범해 새로운 안보단체로 발전하기를 기대하며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첫째, 대한민국 장교로 임관한 총 54만여명 회원의 조직화를 서둘러야 한다. 예비역장교회원 대상 중에는 의무복무만 했던 예비역위관장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을 광역시·도 단위로 회원조직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것이다. 특히 조직화 과정에서 출신별 탕평책을 적용해 화합단결된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둘째, 명실상부한 안보단체로서 국가안보에 관한 국민여론을 주도해야 한다. 애국심이 실종돼 가는 이 시대에 예비역장교 출신들의 적극적인 나라사랑의 참여활동과 의사표현은 사회안정과 안보여론 조성에 중요한 뒷받침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통합과 화합의 아이콘으로 사회적 단결의 모델이 돼야 한다. 과거 장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애국심으로 똘똘 뭉쳐 희생과 봉사의 정신으로 묵묵히 장교의 책무를 다했다.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국민통합의 선도적 가능성을 보여준 것에 남다른 의미를 함의한다고 할 것이다.

대한민국 예비역장교연합회는 나라사랑에는 군복을 입으나 벗으나 한결같다는 장교정신의 진수를 보여줬기에 국민적 관심과 사랑이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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