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정치학 박사/문화안보연구원 이사

 
192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1856~1950)’의 묘비명(墓碑銘)인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I knew if I stay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는 문구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현재 북한의 핵·수소폭탄 실험까지 이른 한반도의 안보정세에 대한 논평으로 적절할 수도 있는 문구이다. 결국 닥칠 것이 닥친 상황이다. 지난 10일 김정은은 인민무력부를 방문해 “자주권과 생존권 수호 그리고 평화와 안전을 위한 자위적 조치”이며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김정은으로서는 김일성·김정일 선대에 이은 핵무장의 유훈을 달성했다는 통치 카리스마의 확보와 정권의 생존을 위한 단말마적 선택인 핵무장을 종결하고, 대한민국과 미국에 대해 엄중한 선전포고를 한 것으로 자신의 입지를 강화했다. 물론 즉각적으로 대북 방송을 재개하고, 미국은 핵우산보장 언급과 ‘B-52’ 폭격기가 출격비행을 하는 등 무력시위를 했지만 사실(fact)로서의 북한의 핵위협은 장차 대량생산과 실전배치라는 비대칭전력의 군사적 불균형(military unbalance)이 심화되면서 한반도의 주도권이 북한에게 넘어간 꼴 아닌가?

이제 역으로 북한 핵문제는 대한민국의 생존문제로 부메랑이 됐다는 것을 전 국민은 깨달아야 한다. 북한의 불법적 핵실험을 비난하는 여론몰이식의 아우성은 더 이상 불필요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유엔 안보리와 북핵 6자 회담국과의 외교적 대응제재와 병행해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독자적인 한국형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대북전쟁억지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우리의 생존을 자위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방장관 직속으로 북핵전담부서를 만들고, 합참 직할부대로 “북핵 선제공격 TF”를 편성해 유사시 즉각적으로 폭격할 수 있는 특수부대를 운영해야 한다. 더불어 Kill-Chain과 KAMD를 조기에 보강할 필요도 있다. 이처럼 전쟁양상이 변화됨에 따른 우리의 주력군을 공군력으로 전환할 필요도 있다. 필요하다면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백지화해 핵주권의 길을 열어놓고, 미국의 전술핵을 공식적으로 배치하는 것도 검토돼야 하지 않을까? 핵과학기술 최고수준의 대한민국이 핵무장을 한다면 중국도, 러시아도 북한다루기에 이런 방관은 못할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반민족적이며, 반평화적인 북한에 대해 서울시내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무수한 깃발로 거리를 행진하던 그들의 모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동족을 핵으로 겁박하는 북한에 침묵하는 우리들 속의 그들은 누구일까 하는 아이러니는 북핵보다 더 위협적이라는 우려도 해본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