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이병연 장성군 농촌지도사가 장성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인터뷰| 장성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이병연

2015 전남도 으뜸지도사상 수상
병해충 방제사업시스템 성공 공로
“90억원 생산↑, 방제비 10억원↓”
잔디 재배 매뉴얼은 교육자료로
블루오션 ‘곤충분야’는 브랜드화

[천지일보 장성=이진욱 기자] “사람은 저마다 태어난 이유가 있고 사는 동안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론 밤을 새우며 열정을 다 바쳐 한 그 일이 내게 꼭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공직자로서 이 일은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 무엇보다 여러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일이기에 행복합니다.”

2015년 한 해가 저물어 가는 12월, 사회 각양 각계에서 잇단 시상식과 수상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남 장성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지방농촌지도사 이병연(47)씨의 ‘전남도 으뜸지도사상’ 수상 소감이다.

‘으뜸지도사상’은 전남도 농업기술원이 22개 시·군에서 농촌지도사업에 남다른 공적(최근 5년)이 있고 열정과 사명감을 가지고 농업농촌발전에 이바지한 우수공무원을 대상으로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추천을 받아 심사한 후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등 총 3명을 선발해 시상하는 상이다.

이번에 장성군 대표로 추천을 받아 최우수상을 받은 이병연 지도사. 그는 지난 1996년 농촌지도사업에 투신해 20년 동안 완도, 장성 지역에 근무하면서 병해충 예찰 및 공동방제사업, 농자재기술심사, 산업 곤충 육성, 잔디 산업 개발, 식량 작물 시범 및 실증사업(17개 사업 5억 7800만원), 농업인교육(연간 73회, 2500여명) 등 남다른 열정과 성과로 농촌지도사업발전에 이바지했다.

다음은 지난 17일 인터뷰한 일문일답.

-이번 수상의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

병해충 공동방제시스템 개발, 농자재기술심사, 잔디 산업 발전에서 점수를 딴 것 같다. 특히 올해는 장성군이 전국 최초로 벼 병해충 공동방제 체계를 개발해 효율적인 병해충 방제 및 쌀 안정생산으로 약 90억원의 생산성을 향상하고 농가 방제비 10억원을 절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병해충 공동방제란

병해충 공동방제시스템은 말 그대로 장성군 전체가 적기에 방제를 공동으로 해 방제 효율성을 높여주는 시스템이다. 기술센터의 기술지원을 받아 체계화했다. 이는 농민들의 일손을 더는 것은 물론, 효과가 좋은 농자재 사용으로 단위 면적당 생산성을 높여 병해충피해 손액을 절감하고, 브랜드쌀 생산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 올해는 전체 벼농사의 약 90%에 해당하는 4400여㏊에 시행했으며 농업인들의 호응이 매우 좋았다. 방제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지역의 소규모 면적 방제는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고, 내년 이후는 벼농사는 물론 원예, 잔디 등 다른 농사에도 확대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농자재기술심사는 전남도 중에서 장성군이 유일하다는데

맞다. 농자재기술심사는 장성군만의 유일한 심사제도다. 장성군은 농업 보조사업에 들어가는 농자재를 공고하고, 신청을 받아 응모된 상토·농약·친환경자재 회사의 품목은 성분·효과 정도 등으로 세부 분석한다. 해당 농자재는 1차 심사 후 농민들에게 세밀한 정보로 제공되고 농업인대표들이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2차 심사 과정이 이뤄진다. 농업인들은 농자재 선택에 있어 보다 효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이를 통해 경영 비용 절감 효과를 얻으며 생산성 증대로 이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관 입장에서는 대량구매에 따른 ‘예산절감’을, 생산자 입장에서는 ‘저렴하면서 검증된 효과적인 농자재 구매’을 통한 이익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 지금까지 농자재기술심사를 통해 연간 2~3억 누적 약 7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공직자로서는 드물게 잔디관리전문가를 양성하는 ‘그린키퍼학교’에도 다녔다고 들었다

장성은 30년 전부터 잔디를 재배하기 시작해 전국 최대 잔디 생산지역(62%)이었다. 그러나 최근 잔디재배가 전국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그간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았던 장성잔디가 품질이 균등하지 못한다든지, 생산성 저하라든지 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갖게 됐다. 이에 장성군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잔디재배기계화, 토양개량 사업 등을 통해 잔디 산업을 지원해 왔다. 그러던 중 잔디전문가가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되자 장성군을 대표해 전국 유일의 잔디 학교인 경기도 성남의 그린키퍼학교에 1년 동안 고시원에서 공부했다. 졸업한 뒤 골프코스관리사 자격시험까지 합격했다. 그 결실로 국내 유일 잔디재배 매뉴얼이란 책자를 발간해 국가기록물과 국회도서관, 주요기관에 보냈고 장성군 농업인들에게 기술교육은 물론 지침이 되도록 하고 있다.

▲ 17일 오후 이병연 장성군 농촌지도사가 옐로우 시티 장성이라는 지역 브랜드 색 마케팅에서 인기를 끌었던 곤충작품(노란나비)를 보이고 있다. 곤충분야 사업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블루오션 사업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산업곤충분야는 어떤 것인가

블루오션 산업인 곤충 분야는 새롭게 주목하고 있는 나의 관심 분야 중 하나다. 장성군은 현재 7개 농가에서 거저리,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등 4종 357만 마리의 곤충을 사육해 판매하고, 곤충을 활용한 작품 전시로 문화, 학습, 축제 등과 연계해 9억원이라는 실질 소득을 올렸다. 또 홍길동 축제, 테마파크 내 전시 등 연간 10만명의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민선 6기 들어 옐로우 시티 장성이란 지역 브랜드 색 마케팅에 발맞춰 노란색 곤충작품(노란나비)이 인기를 끌었다.

-평소 농업과 일에 대한 신념은

내가 속한 국가, 지역, 이웃에 복이 되는 사람, 농업인에게 기쁨과 희망을 드리는 농촌지도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일 해왔다. 농업정책의 방향에 대한 생각은 나이 드신 농업인은 농업복지 개념으로 애로사항 해결, 소득보존 등으로 가야하고, 젊은 농업인과는 더욱 획기적이고 발전적인 규모가 확대된 일을 함께 고민하며 문제점은 같이 해결해 나가면서 민·관이 하나 되어야 농업 발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탬이 되는 함께하는 농업인들이 있어서 정말 즐겁게 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공직자로서의 사명과 책임감에 무게감을 느끼고 지역과 국가의 농업발전에 도움이 되는 농촌지도사가 되기 위해 힘쓰겠다. 내년에는 브랜드쌀 개발과 계약재배, 잔디 육성, 산업 곤충 분야에 더욱 매진하겠다. 할 일이 많다. 농업기술센터와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도록 더욱 격려와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