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20곳에 투입
PA간호사 제도 개선 속도

정부가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해 간호사에게 의사 업무 일부를 맡기는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간호사들이 나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부가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해 간호사에게 의사 업무 일부를 맡기는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간호사들이 나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정부가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한 의료현장에 군의관, 공중보건의사(공보의) 등을 추가로 파견한다.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한 조처만으로는 의료현장 공백을 메우기에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10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빅5’병원을 비롯한 상급종합병원 20곳에 11일부터 4주간 군의관 20명, 공보의 138명 등 총 158명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예비비 1285억원 중 5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일부터 간호사에게 심폐소생술, 응급 약물 투여 등 불법 진료로 규정된 의료행위를 일부 허용했다. 하지만 간호사 업무 확대만으로는 의료 공백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이날 군의관, 공보의 파견을 결정했다. 정부는 이보다 규모를 더 늘려 2차로 파견할 계획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에서 이탈한 지 4주 차에 접어들었지만, 해결은 요원한 상황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지난달 16일 전공의 사직서 제출 결정을 밝힌 이후 정부와 전공의 간에 대화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은 채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9일째 이어가고 있는 2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진료실에서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9일째 이어가고 있는 2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진료실에서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28.

정부는 집단사직 후 진료 개시(복귀) 명령에도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를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행정명령 사전통지서를 발송하는 등 본격적인 면허정지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11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중 계약 포기 또는 근무지 이탈자는 92.9%에 달한다.

정부는 현 대형 병원의 진료시스템이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보고 진료 지원(PA) 간호사 제도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한 종합편성 채널에서 “수련의가 병원을 떠났다고 해서 시스템이 안 돌아가는 것은 그 자체가 이미 문제가 있다. (대형 병원 등에서) 전공의 의존 체계를 정상화하는 게 매우 필요하다”며 “PA 간호사 시범사업을, 보건의료기본법을 근거로 추진해 나가고 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보다 더 제도화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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