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30곳, 학사 일정 조정
“수업일수 채울 방안 강구”

(부산=연합뉴스) 전공의 집단사직이 3주째 접어든 가운데 11일 오전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2024.3.11.
(부산=연합뉴스) 전공의 집단사직이 3주째 접어든 가운데 11일 오전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2024.3.11.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이 동맹휴학, 수업 거부 등 집단행동을 이어가면서 교육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집단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 개강을 연기하거나 휴강하는 등 궁여지책으로 버틴 대학들은 이르면 14일부터 유급되는 학생이 나올 수 있다. 개강한 대학에서도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중 30개 대학은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에 따라 개강을 연기하는 등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 나머지 10곳은 개강을 했지만, 학생들이 수업 참여를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의대는 학칙상 수업일수의 1/3 또는 1/4 이상 결석하면 F학점을 준다. F학점이 한 과목이라도 있으면 유급된다. 휴강한 일부 의대는 이르면 오는 14일이 수업일수의 1/4 되는 시점이다. 이날까지 휴학 처리되지 않은 학생들은 유급 처리가 불가피하다. 등록금도 돌려받지 못한다.

개강을 연기한 대학도 계속 미룰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고등교육법 등에 따르면 각 대학은 1학기 수업일수를 최소 15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름방학 없이 8월까지 수업을 진행한다고 하면 늦어도 4월 말부터는 수업을 시작해야 학사 일정에 무리가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개강한 대학들도 학생들의 수업 거부로 유급 학생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한림대 의대는 지난달 초 개강을 연기하지 않고 일부 과목을 개강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계속 수업을 거부하고 있어 오는 14일이면 수업일수 미달로 유급될 가능성이 있다.

(부산=연합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관련해 부산대병원·부산대 교수진과 의대생 등 70여명이 11일 오전 부산대 양산캠퍼스에서 정부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교수진은 정부, 국민을 상대로 호소문을 내는 한편 의대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차정인 총장에 대해서는 사퇴 촉구서를 전달했다. 2024.3.11.
(부산=연합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관련해 부산대병원·부산대 교수진과 의대생 등 70여명이 11일 오전 부산대 양산캠퍼스에서 정부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교수진은 정부, 국민을 상대로 호소문을 내는 한편 의대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차정인 총장에 대해서는 사퇴 촉구서를 전달했다. 2024.3.11.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 가능성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각 대학이 학사 일정 연기 등 수업일수를 채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지금 시점에서 유급을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14일은 (집단 유급의 마지노선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전국 의대생들이 휴학 요건‧절차 등에 맞게 신청한 유효 휴학 건수는 누적 5446건이다. 전국 의대 재학생 1만 8793명의 29%에 해당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의대생 복귀와 관련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대화를 제안했다. 오는 13일 오후 6시까지 답신을 요청한 상태다.

교육부는 “의대협이 대화에 응하는 경우 의과대학 학사 운영 정상화 및 학생 학습권 보호에 대해 학생들과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당시 의대생들은 8월 18일 동맹휴학에 나선 뒤 27일 만에 중단을 선언했다. 집단 유급 사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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