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1일부터 군의관·공보의 파견으로 메꿔
대부분 서울 배정에 ‘지역의료 공백’ 우려도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진료실에서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진료실에서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28.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로 전국 대학병원의 의료공백이 20일째 이어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최근 간호사 업무 범위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상황은 여전하다. 일부 대학병원은 수술과 진료가 줄어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오는 11일부터 4주간 전국 병원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를 파견해 공백 메우기에 나선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에 나선 지 3주가 됐다. 정부는 집단사직 후 진료개시(복귀)명령에도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를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행정명령 사전통지서를 발송하는 등 본격적인 면허정지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11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중 계약 포기 또는 근무지 이탈자는 92.9%에 달한다.

전공의 이탈로 의료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충북대병원의 경우 병상 가동률이 70%대에서 40%대로, 제주대병원은 병상 가동률이 30∼40%대에 머물고 있다. 전북대병원은 수술실 가동률이 평소의 30∼50% 수준이다.

인천 지역에서는 응급실 일반 병실의 28.0%, 격리 병상의 25.7% 등 축소 가동 중이다. 대전 을지대병원 응급실은 소아청소년과 진료와 호흡기내과 입원이 불가능하고, 대전성모병원 응급실은 이날 안과 진료를 못 봤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한 의료현장 위주로 군의관, 공중보건의사 등을 추가로 파견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5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5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05.

10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빅5’병원을 비롯한 상급종합병원 20곳에 11일부터 4주간 군의관, 공중보건의사(공보의) 138명 등 총 158명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전국 지자체 공중보건의사 138명을 전국 20개 의료기관에 파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예비비 1285억원 중 5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역별로 부산시는 부산대병원에 공중보건의 9명을 긴급 투입해 정형외과, 소아과, 마취과, 외과 전문의 4명과 일반의 5명이 지원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는 지역 대부분이 의료 취약지로 공공의료기관은 공중보건의사 의존도가 높은 상황을 고려해 도내에 적정한 공중보건의사 배치를 건의했다. 제주도는 도내 공중보건의 5∼6명을 제주대병원과 제주한라병원에 배치해 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파견되는 공보의의 40%가량이 서울 지역 병원으로 배정돼 ‘지역의료 공백’이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파견 공보의는) 지역마다 여건을 고려해 차출 대상을 정했다”며 “도서 지역이나 응급의료기관에서 일하던 전공의는 파견 대상에서 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배치가 많은 것은 중증환자가 수도권, 특히 빅5병원에 집중된 상황을 고려했다”며 “이번에 이어 지역의료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2차 파견도 고려 중인데, 그때는 소속된 지역 내 이동이 많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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