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다시 준연동형으로
野, 위성정당 실무 준비 착수
국민의힘 “의회 독재 선언해”
이낙연 “망국적 집단이기주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위성정당을 창당해 비례의석수를 차지했던 4년 전 꼼수가 재현되려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제와 위성정당과 관련한 당내 의견을 하나로 모은 후 실질적인 준비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과 제3지대에서는 위성정당 꼼수 현실화에 반발하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전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에 지지 선언했고 다른 야당과 공동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통합형 비례정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위성정당 꼼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수가 전국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거대 양당 한쪽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패배를 각오하지 않는 한 다른 쪽도 대응책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의힘에서 위성정당으로 ‘국민의미래(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었고 이달 중순 창당을 공식화하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202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3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202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31.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와 통합 비례정당 창당을 논의했고 당내 이견 없이 당론으로 결정했다. 또한 통합형 비례정당 창당과 관련된 실무 준비에 돌입한 상황이다.

정치권은 소수 정당 원내 진출과 비례성 확대 명분으로 21대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으나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꼼수로 부작용을 낳은 바 있다. 위성정당은 총선 이후 모정당에 흡수되면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완전히 잃었다.

민주당은 4년 전인 20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을 통해 비례의석수 17석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미래한국당은 19석을 확보했다. 당시 위성정당이 없었을 경우 15석은 소수당에 돌아갈 수 있었다.

국민의힘은 준연동형 폐해를 겪은 만큼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주장했다. 하지만 비례대표 선거제를 개정하기 위해선 공직선거법에 손을 대야 하는 만큼 164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도움이 필수적이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0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05.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입장에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위성정당 출현으로 어떤 일이 있었나”라며 “위성정당 제도를 통해 운동권 특권 세력이 더 많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22대 국회에서도 민주당이 운동권 정당들과 손잡고 의회 독재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선언”이라고 비난했다.

제3지대에서도 부정적인 모습을 내비쳤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들에게는 이익일지 모르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정치적 다양성을 압살하는 것”이라며 “망국적인 집단이기주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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