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속력 과시 나섰던 제3지대
신당 주도권 두고 ‘불협화음’
‘위성정당 꼼수’ 악재로 부상
전문가 “사실상 성공 힘들어”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경민 전 의원,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민생당 이관승 공동대표, 개혁신당(가칭)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 이낙연 전 대표, 새로운선택 금태섭 대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미래대연합(가칭) 조응천 의원, 박원석 의원. ⓒ천지일보 2024.01.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경민 전 의원,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민생당 이관승 공동대표, 개혁신당(가칭)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 이낙연 전 대표, 새로운선택 금태섭 대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미래대연합(가칭) 조응천 의원, 박원석 의원. ⓒ천지일보 2024.01.16.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제3지대가 총선 최대 변수로 떠오르지만 빅텐트에 앞서 중텐트 구축에도 버거워 보이는 모습이다. 제3지대는 통합을 강조하며 본격 항해에 나섰지만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 등으로 마찰을 빚으면서 자연스레 총선 전망도 어두워지는 상황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3지대 주요 인사들인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양향자 원내대표,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 새로운선택 금태섭 대표 등은 서로의 출범식에 총출동하면서 힘을 실어주며 결속력을 과시했다. 이들은 총선을 앞두고 통합협의체를 가동해 비전 대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제3지대는 한국의희망과 개혁신당 간 당 통합,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 간 공동창당을 통해 본격 빅텐트에 앞서 중텐트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들은 신당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면서 빅텐트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은 공동창당 과정에서 당명을 둘러싼 갈등을 빚었고 이낙연 공동대표의 합류 여부를 두고도 마찰음을 냈다. 이에 공동 창당된 새로운미래는 반쪽짜리 창당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준석 대표도 새로운미래와 연대를 두고 기싸움을 벌이면서 주도권 잡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새로운미래 이낙연(가운데), 김종민 공동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 공동 창당대회에 참석해 있다. 이날 두 정당은 ‘새로운미래’라는 당명으로 공동 창당했다. ⓒ천지일보 2024.02.0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새로운미래 이낙연(가운데), 김종민 공동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 공동 창당대회에 참석해 있다. 이날 두 정당은 ‘새로운미래’라는 당명으로 공동 창당했다. ⓒ천지일보 2024.02.04.

제3지대 내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지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제3지대 간 다툼이 지속될 시 통합에 난항을 겪으며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새로운선택 금태섭 대표는 “누구 정책이 옳고 우리 중에 누구와 누가 이견이 있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한데 모여 일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른 시일 내 통합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로 합류하지 않은 조응천·이원욱 의원도 제3지대 대통합을 위한 공동공천관리위원회를 제안했다. 이를 통해 제3지대 내 갈등을 좁히고 힘을 한 방향으로 모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제3지대 전망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이 현행 선거제도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손을 들면서 제3지대는 한숨 돌렸으나 ‘위성정당 꼼수’ 재현 그림자가 드리워지자 흥행에 난항이 예고된다.

4년 전인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을 통해 비례의석수 17석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미래한국당을 통해 19석을 확보했다. 당시 위성정당이 없었을 경우 15석은 소수당에 돌아갈 수 있었다.

제3지대는 위성정당 출현으로 인한 의석수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낙연 전 대표와 개혁신당(가칭)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이 16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출범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낙연 전 대표와 개혁신당(가칭)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이 16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출범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16.

또한 제3지대 주요 인사인 이준석 대표와 이낙연 공동대표의 지지율 합계가 10%를 넘지 못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조한 지지율은 총선에 큰바람을 일으킬 유의미한 지지기반을 다지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따르면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창당 직전인 작년부터 올해까지 이준석 대표와 이낙연 공동대표 선호도는 각각 1~4% 사이를 오르내렸다. 두 사람의 선호도를 합친 최대치는 8%로 집계됐다(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제3지대의 저조한 결과는 신당 창당에 대한 컨벤션 효과가 사라지면서 양당 경쟁 구도가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3지대 간 불협화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제3지대가 처음부터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에서는 기본적으로 제3지대 정당이 나오기 힘들다”며 “대통령제를 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3지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치 양극화가 덜 해야 (사이를) 뚫고 들어갈 여지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사실상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통화에서 “제3지대가 기본적으로 역할을 하기에는 어렵다고 본다”며 “진영 간 총결집 상태가 유지되고 있어서 (성공할) 여지가 별로 없다”고 했다.

또한 “제3지대가 통합해도 시너지가 있을지 입증된 것이 없어서 전망은 불투명하고 부정적이다”라고 내다봤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