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통합 비례정당’ 시사… “역사적 결단 vs 망국적 발상”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며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야권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은 ‘정권 심판론’을 언급하며 환영했으나, 민주당 탈당파를 중심으로 일부는 ‘꼼수’라고 맞섰다.

선거제 개편에 가장 앞장섰던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당원의 노력, 이 대표의 최종적인 결단으로 선거제 퇴행을 막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지난 2년간의 사회적 토론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해 제도적인 보완책을 찾고 정치개혁의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도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창당을 막을 수 없는 현실에서 반윤석열 민주시민이 함께 모여 통합비례정당을 만들 수 밖에 없다”며 “이제 비례선거제도에 대한 논란을 정리하고 당이 하나로 단결해 총선 승리로 나아가자”고 했다.

김성주 의원은 “연동형 비례제도 유지, 민주개혁선거대연합 추진, 통합형 비례정당 추진”이라며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양이원영 의원도 이 대표의 기자회견문을 거론하며 “국민들께서 ‘멋지게 이기는 길’을 열어주시리라 저도 믿는다”고 했다. 김두관 의원도 “이 대표의 역사적 결단을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을 탈당한 새로운미래는 ‘망국적 발상’이라며 크게 비난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기존 양당독점 정치구조와 정치양극화의 폐해를 극대화하는 망국적 발상”이라며 “제3의 정치적 견해마저 양당 카르텔에 편입시켜, 정치적 다양성을 억누르고 정치적 양극화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의 양당은 대한민국을 추락의 위기로 몰아넣은 공범”이라며 “공범들이 국회를 양분해 독과점하겠다는 비례대표 야합은 국가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종민 공동대표도 “이건 위성정당이 아니라 ‘위선정당’”이라며 “혼자서 하는 것도 도둑질, 다른 세력과 연합해서 하는 것도 도둑질”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탈당파 이원욱·조응천 의원도 ‘통합형 비례정당’에 대해 비판했다. 이들은 “통합형 비례정당은 사실상 위성정당의 다른 이름”이라며 “이재명식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는 문제의식을 실천하기 위한 반민주적 정당정치를 선언하고 대선 공약은 폐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이재명 사법리스크 방탄국회 2탄을 만들겠다는 민주당의 속내를 간파하고 있다”며 “이 대표는 국민의 거대양당 심판을 간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여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의 선거제 관련 입장 발표를 두고 “초현실적”이라며 “이 대표는 이 선거에서 자기를 방탄해야 하는 대단히 큰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공개적으로 다수당이 이 대표의 뜻에 따른다고 밝힌 것도 정말 코미디 같다”며 “(현행) 연동형 제도는 정의당 등 소수당과 야합해서 만든 제도였다. 산식도 복잡하고 왜 그게 그런 식으로 가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