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신앙심 증가하는데
소명 의식 떨어지는 목회자들
번아웃·외로움 등으로 신음해

(출처: 바나그룹 홈페이지 캡처)
(출처: 바나그룹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지난해 미국 기독교계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암울한 소식도, 기쁨의 소식도 있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바나그룹은 2023년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기독교 설문조사 10가지를 뽑아 최근 발표했다. 본지는 이 중 몇 가지만 선출해 소개한다.

◆10대 절반 이상 “예수 더 알기 원해”

지난해 바나그룹 설문조사 결과 미국 10대들은 전 세계 또래들보다 훨씬 더 예수에 대해 흥미를 느끼며, 77%는 예수에 대해 계속 배우고자 하는 동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수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하는 10대의 비율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크게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비기독교인이거나 예수 신분을 모르는 10대들 사이에서도 절반 이상이 예수에 대해 계속 배우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4명 중 3명 “영적 성장하고 싶어”

바나그룹은 약 40년 동안 미국 기독교 상태를 추적해 왔다. 기독교 교세가 하향 곡선을 그리던 가운데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희망이 되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바나그룹이 미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명 중 3명(74%)은 영적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답했다. 거의 절반(44%)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오늘날 하나님께 더 열려 있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 “예수 긍정적으로 생각”

미국인들에게 예수에 대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물었을 때 10명 중 7명(71%)은 그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미국의 모든 10대와 성인 중 63%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예수에게 개인적으로 헌신했다고 답했다. 또 70%는 예수에 대한 헌신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이 말에 동의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지난 20년 동안 10% 포인트 미만으로 감소했다.

◆“기독교 의심하는 이유, 종교인들 위선”

기독교 신앙에 의문을 제기하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 미국인 1/4 이상(27%)은 의심의 원인이 종교 기관에 대한 과거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답했다. 기독교나 교회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사람들(신앙이 없는 사람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에게 ‘종교인들의 위선’은 의심의 가장 큰 이유였다.

◆번아웃에 신음하는 목회자들↑

번아웃, 외로움, 몸이 좋지 않다고 느끼는 목회자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목회자 중에서 증가하고 있다는 암울한 소식이 있었다.

바나그룹 연구에 따르면 오늘날의 목회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자신에 대한 회의가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소명 의식과 깊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15년 목회자의 72%가 목회자로서의 직업에 대해 매우 만족스럽다고 답한 반면, 2020년에는 이 수치가 67%로 떨어졌고 2022년에는 목회자의 52%만이 자신의 직업에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비기독교인 “결론 아니 경청해달라”

영적인 눈 즉 영안(靈眼)이 뜨인 비(非)기독교인은 기독교인들과 어떤 대화를 하고 싶어 할까. 목회자를 비롯한 기독교인들은 비기독교인을 전도하기 위해 예수님에 대한 호기심을 유도하는 대화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 담긴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강요된 결론을 원하지 않는다며 기독교인들과 대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판단하지 않고 경청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목회자 승계 위기에 골머리

미국 목회자 10명 중 7명 이상이 미래 목회자의 자질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자 4명 중 1명이 향후 7년 이내에 은퇴하기를 바라는데, 그 뒤를 이을 젊은 목회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문제는 다음세대 교회지도자 육성에 힘쓰는 교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설문조사에선 ‘차세대 지도자를 훈련하고 육성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둔다’는 문항에 동의한 목회자가 69%였다. 이는 2022년 45%로, 7년 전보다 24%p 줄었다.

◆“신앙 통해 내면 평화 얻기 원해”

미국인 10대부터 성인들에게 신앙을 통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찾고 있는지 물었더니 대다수는 내면의 평화(37%)를 선택했고, 희망(35%)이 그 뒤를 이었다. 영성에서 찾고자 하는 다른 것들로는 치유와 용서(각각 30%)가 있다. 응답자의 1/4 이상은 진실(29%), 목적(29%), 지침(28%), 성장(26%)에 기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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