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데이터 설문조사 결과
83% “신앙 활동 도움 돼”
해결방안, 소그룹 활동 장려

(자료 출처: 목회데이터연구소)
(자료 출처: 목회데이터연구소)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외로움의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범위를 좁혀 한국 개신교인들의 외로움 상태는 어떨까. 개신교인 3명 중 1명 이상은 교회를 다니면서도 외로움을 느끼고 있고,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로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외로움 수준을 크게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소그룹 참여가 매우 긍정적인 요소로 발견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는 개신교 여론조사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외로운 크리스천’이라는 주제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를 최근 주간리포트 ‘넘버즈 219호’에 실었다. 조사는 지난 5월 12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2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외로움, 경제적 어려움 척도와 비례 

먼저 개신교인의 응답자 특성별로 외로움의 차이를 살펴봤다. 연령별로는 60대(36%)가 외로움을 가장 덜 느끼고 있었으며, 이혼·사별자(65%)의 외로움이 매우 높았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울수록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60%)도 높은 것이 주목할 만했다. 신앙적으로 보면 ‘교회 출석자(45%)’보다는 ‘가나안 성도(52%)’가, 신앙 연수가 낮을수록 더 외로움을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개신교인의 외로움에 관한 인식을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엘 러셀이 개발한 ‘UCLA 외로움 척도’를 바탕으로 구성한 20개 질문 중 2개만 꼽아 살펴봤다. ‘얼마나 자주 혼자라고 느끼는지’와 ‘얼마나 자주 본인이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느끼는지’를 물은 결과 개신교인의 40%, 33%가 각각 그렇다(매우+약간)고 응답했다. 개신교인 5명 중 2명은 ‘타인과 연결돼 있지 못하고 홀로 떨어져 있다’고 느끼고 있었고, 3명 중 1명 정도는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3명만 ‘신앙 활동’으로 해결

개신교인의 외로움 대처 방안은 무엇이고 일반 국민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일반 국민’의 경우 ‘TV 보기(40%)’가 가장 많았고, ‘음악 듣기(35%)’, ‘맛있는 음식 먹기(33%)’ 등의 순이었는데 개신교인도 ‘취미 활동’이 1위로 일반 국민과 비슷했지만 ‘신앙 활동’이 3위에 랭크돼 10명 중 3명(30%)은 ‘신앙의 힘’으로 외로움을 대처하고 있었다.

교회 내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교인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니 ‘교회 안에서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다(자주+가끔 있다)’고 응답한 성도는 36%로 3명 중 1명 이상이 교회에서도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소그룹 참여 안 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성도의 교회 내 외로움 비율이 무려 61%로 ‘소그룹 자주 참여하는 편’ 그룹의 2배에 달했다.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 없어”

교회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교인들에게 어떤 상황에서 외로움을 느끼는지 물은 결과, 절반 가까이인 46%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을 때’를 가장 높게 꼽았는데 남성이 여성보다 응답 비율이 높았다. 이어 ‘교회 활동에 참여하지 못할 때’ 21%, ‘교회에서 같이 식사하거나 차를 마실 사람이 없을 때’ 17%등의 순으로 나타났는데 ‘가족을 강조하는 설교 혹은 성경공부를 할 때’와 ‘부부끼리 모일 때’라고 응답한 성도도 10명 중 1명가량 있기에 1인 가구, 미혼자, 이혼·사별자 등을 배려한 모임이 필요해 보인다고 목데연은 분석했다.

신앙 활동은 외로움 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개신교인의 대다수(83%)는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고, 소그룹 참여 빈도가 높을수록 신앙 활동이 외로움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훨씬 높았다.

그렇다면 교인의 외로움에 대해 교회는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 목데연은 “사회적 연결의 상실에서 오는 외로움을 세상이 제공하는 즐거움과 경제력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찾으려는, 즉 신앙적으로 회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교회는 성도 간의 연결을 통해 서로의 영적 상태를 돌봐주고 중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 키는 바로 ‘소그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외로운 사람들이 피난처(하나님을 만나는 예배의 처소)와 (공동체의 위로가 있는) 안식처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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