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연 ‘기독 청년 인식조사’
4명 중 1명은 ‘외로움’ 느껴
신앙하는 이유 ‘마음의 평안’

십자가와 성경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십자가와 성경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기독 청년은 자신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고 어떠한 감정을 갖고 살고 있을까. 기독 청년에게서 외로움은 4명 중 1명이 느끼는 감정으로 확인됐고, 교회나 사회에서의 고립감은 10명 중 1명이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감정은 신앙 정도와 소득 수준에서 많은 차이를 보였는데 신앙 정도가 높을수록 긍정의 감정-자기 인정, 타인과의 관계, 생활 만족감, 미래에 대한 기대감, 자기 회복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 원장 신승민)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1월 8일부터 14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개신교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기독 청년 인식조사: 가치관, 마음, 신앙 조사’를 진행, 최근 발표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돈, 행복의 필수조건으로 여겨

기독 청년의 마음과 관련해 만족도(혹은 행복지수)를 물었다. 일상생활에 ‘만족’한다는 대답이 37.7%, ‘보통’ 35.7%, ‘불만족’이 26.6% 수준으로 조사됐다.

생활에 만족하는 사람 377명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가족 간 화목’과 ‘삶이 재미있어서’가 각각 26.3%, 24.9%로 가장 많이 꼽혔다. 불만족 이유는 경제적인 것이 가장 큰 반면, 만족 이유는 화목한 가정이 가장 크게 나타난 점이 특징적이었다.

삶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한 266명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경제적으로 어려워서’가 38.7%로 가장 많이 꼽혔고, 그다음으로 ‘삶이 재미가 없어서(22.6%)’, ‘직장에 문제가 있어서(16.5%)’ 등이 꼽혔다.

현재 자신의 삶에 대해 ‘행복함, 불안함, 지루함, 외로움, 우울감, 분노’라는 여섯 가지 감정으로 구분하고 그 동의 정도를 물었더니 ‘행복하다’에 대한 동의율(그런 편이다+매우 그렇다)이 43.6%로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으며, ‘불안감’ 38.5%, ‘지루함’ 34.0%, ‘외로움’ 27.6%, ‘우울감’ 26.3%, ‘화남’ 25.8% 등의 순으로 동의율이 나타났다.

삶의 ‘행복도’는 성별과 연령대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미혼보다는 기혼(40.8%<55.9%), 가나안 성도보다 교회 출석자(39.6%<44.9%)에게서 삶의 만족도는 높았고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신앙 정도가 높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나의 삶은 하나님이 인도하신다’에 동의율은 25세 이상과 교회 출석자, 주일 예배 매주 참석

자, 신앙 단계가 높을수록 높았으며, 반대로 ‘나의 삶은 내가 인도한다’에 동의율은 19~24세, 가나안성도, 신앙 단계 1단계에서 높게 나타났다.

◆신앙의 본질 ‘구원’은 2순위로

신앙생활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마음의 평안’이 1순위, ‘구원’이 2순위, ‘가족 때문’이 3순위로 집계됐다.

또 무려 50%가 넘는 55.9%의 응답자들이 교회를 떠나고자 했던, 혹은 떠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교회 이탈을 고민했거나 경험했던 가장 큰 이유로는 ‘신앙심이 사라져서·신앙에 회의가 생겨서’로 조사됐다. 앞서 살펴본 설문에서 신앙생활의 이유가 마음의 평안이 높은 비율로 1위를 차지했던 것을 고려해볼 때, 교회에 출석하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자 했던, 혹은 떠났던 이유는 결국 마음의 평안이 확보되지 않는 신앙생활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었다고 추론할 수 있다.

눈여겨볼 것은 ‘가나안 성도’의 비율이다. 전체 24% 응답자가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히면서도 교회에는 출석하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신앙 유형, 진보적 성향 강해

기독 청년의 신앙 유형은 전반적으로 진보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앙생활에서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사귐’과 ‘이웃과 사회에서 신앙을 실천하는 것’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 가치인지 물었더니 ‘이웃과 사회에서 신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4.8%,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사귐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5.2%보다 근소한 차이로 높게 나타났다. ‘개인 영성’ 유형의 경우, 여성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높고, 신앙생활 기간이 오래될수록, 개인적 신앙을 지향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기독교 신앙의 유익에 대해 물었더니 ‘개인에게 안정과 마음의 위로를 줄 수 있다’는 응답이 76.0%로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24.0%)에 큰 차이로 앞섰다. ‘내면적 유익’을 꼽은 비율은 남성보다 여성, 교회 출석자보다 가나안 성도에서 높고, 신앙 단계가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기독 청년 10명 중 3명 정도는 ‘십일조는 소득의 1/10을 정확하게 드려야 한다(31.8%)’고 인식하고 있었고, 68.2%는 ‘반드시 십분의 일을 낼 필요는 없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가나안 성도의 거의 모두가 동의했다.

◆“교회 선택 시 교단보단 분위기 중요”

‘교회 선택 시 교단의 중요성’에 대해 물었는데, ‘어느 교단인가보다는 목회자나 교회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이 54.9%, ‘교단은 교리 및 신앙 고백의 틀을 제공하므로 중요하다’가 45.1%로, 교단보다는 목회자·교회 분위기를 중시하는 비율이 조금 더 높았다. 여기서도 ‘교단’이 중요하다는 응답(교회 중심, 보수적 신앙)은 교회 출석자에서 더 높고, 신앙 단계가 높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주일예배 설교를 목사가 아닌 평신도가 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3명 중 2명은 ‘설교는 전문적으로 신학훈련을 받은 목회자가 해야한다(67.0%)’고 대답했고, 3명 중 1명은 ‘공동체에서 허락한다면 평신도라도 할 수 있다(33.0%)’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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