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통계·사목적 대응 망라

“교회, 변화·쇄신 갈림길 서”

‘한국천주교회 코로나19 팬데믹 사목 백서’. (출처: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천주교회 코로나19 팬데믹 사목 백서’. (출처:한국천주교주교회의)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담당 옥현진 대주교, 소장 이철수 신부)가 ‘한국천주교회 코로나19 팬데믹 사목 백서’를 지난달 31일 출간했다.

이 책은 한국 천주교회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겪었던 어려움과 통계 자료, 교회의 사목적 대응 등을 기반으로 펴낸 책이다. 2020년 초부터 3년 동안 한국 사회 그리고 종교계에 깊은 흔적을 남긴 코로나19의 영향과 이에 따른 교회의 사목적 대응을 체계적으로 조사·분석함으로써, 포스트 팬데믹 시대 한국 천주교회의 시대적 과제와 임무에 대한 정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책은 다양한 연구자들이 한국 천주교 신자들의 삶과 신앙을 분석, 신자들의 신앙 실태를 제시하고 앞으로 한국 천주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단·발표하고 있다.

내용은 팬데믹 시기 한국 천주교회 통계와 설문을 분석한 ‘코로나19 3년의 변화’, 전국 교구와 주교회의, 수도회의 사목 자료를 분석 종합한 ‘코로나19 팬데믹과 한국 천주교회의 대응’, 사목 주제별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아갈 방향을 살펴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목 전망’,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목 제안’ 등으로 구성됐다.

집필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한국 천주교 신자들의 삶과 신앙 의식에 변화를 가져다준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교회가 걸어온 길이 성경적이었는지 교회에 침투한 세속주의, 비성경적 요소들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해온 것은 아닌지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목 전망의 ‘전례 분야’를 집필한 김혜종(춘천교구 포천본당 주임) 신부는 “가톨릭 신앙 문화와 분위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코로나19로 새롭게 생긴 인식이라기보다는 코로나19로 다시 확인하게 된 신앙적 문제로 여겨진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으로 수많은 교회가 변화와 쇄신의 갈림길에 섰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국 천주교회가 나아갈 방향으로 ▲한국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모든 지체의 ‘친교’를 바탕으로 백성 모두가 ‘복음화 사명’에 참여하는 교회 ▲주일 성찬례와 일상의 삶이 서로 순환하는 교회 ▲청년에게 비전을 주고 노인을 통합하는 교회 ▲온‧오프라인을 통합하는 교회 ▲신앙의 공공적 실천을 심화하는 교회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고립된 가난한 사람들을 포용하고 함께하는 교회 ▲생태적 회심으로 나아가는 교회 등 5가지를 최종적으로 제시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소장인 이철수 신부는 발간사를 통해 “코로나19를 거친 교회는 이전과는 다른 세계를 맞이하고 있다”며 “교회는 이 강력한 전염병 덕분에 잠재됐던 여러 문제점을 비로소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평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의 교회는 달라져야 한다”며 “드러난 문제들을 바탕으로 팬데믹 이후의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천주교회 앞에 놓인 최대 사목 과제와 비전을 탐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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