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데이터연구소 설문조사
‘비개신교인 보는 한국교회’
개신교인 ‘언행 불일치’ 인정
비개신교인이 원하는 교회는
“바른 방향성 제시하는 곳”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일반 국민이 바라보는 한국교회와 개신교인의 이미지는 어떨까. 드라마 등 대중문화에서도 엿볼 수 있듯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신교가 이처럼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비개신교인들은 한국교회 일반성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타 종교 및 타 종교인에 대한 배타성’과 ‘신앙과 일상생활의 불일치’를 꼽았다. 개신교인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신앙과 일상생활 즉 삶, 언행의 불일치를 인정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12일 ‘한국인의 종교 인식’에 이어 ‘비개신교인이 바라보는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조사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조사는 지앤컴리서치에 의뢰,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성인 남녀 2000명과 비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천지일보 2023.09.13.
ⓒ천지일보 2023.09.13.

보고서에 따르면 비개신교인들에게 개신교의 이미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물은 결과 ‘주변 교인들의 언행’이 30%로 1위였고, 다음으로 ‘목회자·교회 지도자들의 언행’ 25%, ‘매스컴 보도’ 18%, ‘인근 교회 활동’ 14% 등의 순으로 교인의 언행이 목회자보다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대비 매스컴의 영향은 줄어든 반면 교인과 목회자의 영향은 증가한 결과다.

‘한국교회 일반성도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는 개신교인 4명 중 1명(27%)이 ‘신앙과 일상생활의 불일치’를 꼽았다. 비개신교인뿐만 아니라 개신교인도 역시 자신의 신앙과 일상생활 즉 삶, 언행의 불일치를 인정한 것이라고 봐지는 대목이다. 비개신교인은 개신교인의 ‘타 종교·종교인에 대한 배타성(28%)’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는데 개신교인과의 응답 비율 차이가 커서 이 또한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인식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인들에 자신의 종교와 관련 ▲헌금 강요 ▲대사회적 역할 ▲종교지도자 우수 ▲긍정적인 영향력 증가 ▲시대 변화 적응 ▲비신자 냉대 ▲개인적 영적 문제 해답 제공 ▲규율 강조 등 8가지 항목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게끔 했다. 그 결과 개신교인의 경우 전반적으로 자기 종교에 대해 낮은 평가를 하고 있는데, 종교인 중 가장 저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신교, 가톨릭, 불교 세 종교 중 가톨릭 교인이 자기 종교에 대해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있었다.

집 주변 지역 교회(개신교인의 경우 출석교회)가 지역사회에 어느 정도 기여한다고 생각하는지를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에게 각각 물은 결과, 개신교인은 74%가 ‘기여한다’고 응답했고, 비개신교인의 경우 ‘기여하지 않는다’가 62%로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간 ‘지역사회 교회 기여도’에 대한 상반된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인식 차이는 한국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활동하는 것에 대해 제대로 지역민들에게 이해시키고 있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목회데이터연구소는 평가했다.

비개신교인에게 지난 1년 사이 전도나 포교를 받은 경험 유무를 물은 결과, 2023년 23%로 비개신교인 4명 중 1명 정도였다. 조사가 시작된 1998년 이래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2017년 조사와 비교 시 13%p나 급감한 점이 주목된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분석했다.

전도나 포교 받은 경험이 있는 비개신교인에게 어느 종교인으로부터 전도를 받았는지를 물었더니 ‘개신교’가 71%로 압도적 비율이었고, 다음으로 ‘가톨릭’ 16%, ‘불교’ 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개신교의 전도를 받은 경험자를 대상으로 가장 최근에 개신교를 전도한 사람이 누군지에 대해 물은 결과, ‘이웃’을 꼽은 비율이 3명 중 1명 정도(34%)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친구·선배’, ‘직장동료’, ‘친척’ 등의 순이었다. 최근 20년 동안 ‘이웃’은 계속해서 가장 높은 비율로 응답 됐으며, ‘직장동료’와 ‘친척’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개신교 전도를 받은 자의 전도 내용으로는 ‘교회·예배(전도 집회) 안내’가 44%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예수·하나님에 대한 소개’, ‘윤리적, 도덕적인 삶 지향’, ‘다른 사람들과의 교제 유익성’등의 순이었다. 조사를 시작한 1998년만 하더라도 ‘직접적인 복음 전파(예수, 하나님에 대한 소개 등)’가 압도적으로 높았는데, 2023년 조사에서 처음으로 ‘교회·예배(전도 집회) 안내’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목회데이터연구소는 교회의 전도 프로그램과 행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거나 다양해지고 있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고, 다른 하나는 개신교인들의 신앙 약화로 인한 복음의 내용에 대한 확신 또는 제시가 약화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미래상은 무엇일까.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에게 각각 질문한 결과, 개신교인(27%)과 비개신교인(31%) 모두 ‘사회에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교회’를 1위로 꼽았다. 2위 응답의 경우 개신교인은 ‘기독교 진리와 신앙을 전파하는 교회(24%)’인 반면 비개신교인은 ‘사회적 약자를 돕는 교회(24%)’를 꼽아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간 인식 차이를 보였다. 비개신교인은 교회의 역할을 복음 전파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돕는 등 사회 봉사 측면’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조사에 대해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서 배타성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치명적 걸림돌이 된다”며 “그런 면에서 개신교인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기의 종교적 신념은 강고하게 붙잡고 있더라도 다른 종교인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개신교 이미지 개선 방법에 대해선 “설교나 교육 등을 통해 형성된 기독교적 세계관을 실제 생활에서도 통합하는 인식의 전환과 자기 이기주의 성향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동시에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실추된 이미지를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종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와 중요도가 낮아지고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진정성을 갖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과 소통하며 자기 중심성을 극복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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