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개 기독교 교파 설문조사 발표
과반 “팬데믹 이전 수준 밑돌아”
10곳 중 3곳은 ‘하이브리드 예배’

[AI영상] 미국 교회들 ‘예배 출석률’ ‘고령화’ 문제로 골머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가 종식돼가는 이때, 미국 대부분 교회의 예배 출석률이 전혀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팬데믹 이전에도 교회들이 직면한 문제 중 하나였던 ‘고령화 문제’도 함께 작용하면서 해결할 방법을 찾느라 골머리를 싸매는 모양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미국 하트퍼드종교연구소는 릴리 엔도우먼트 재단의 자금 지원을 받아 진행한 ‘전염병이 교회에 미치는 영향 탐구’라는 제목의 5개년 프로젝트의 일환을 공개했다. 연구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미국 내 58개 기독교 교파 그룹에서 얻은 4809개 설문 응답을 토대로 이뤄졌다.

연구결과 조사에 참여한 교회 3곳 중 1곳은 ‘2020년 팬데믹 이후 현재 출석률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반면, 절반 이상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 출석률이 약간 또는 심각하게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여론 조사 기관 갤럽의 조사에서도 미국인의 예배 출석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은 1940년대부터 미국인 예배 출석률 변화를 조사해 오고 있는데, 지난 5월 예배 출석률은 31%로 팬데믹 이전인 2016~2019년 평균치인 34%보다 약 4%p 낮았다. 갤럽의 조사에서 미국인의 예배 출석률은 1950년대 49%로 정점을 찍은 뒤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후 한동안 40%대를 유지했던 예배 출석률은 팬데믹 발생으로 29%(2021년 1월)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와 함께 미국 교회들은 ‘노령화된 목회자’와 ‘65세 이상 교인 비율의 증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해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교회의 주요 지도자들의 평균 연령은 57세에서 59세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동안 65세 이상 교회 신자의 비율은 33%에서 36%로 늘어났다. 주류 개신교 교회의 경우, 평균 교인의 약 절반이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35세 미만 참석자(어린이, 청소년 및 청년)의 비율은 2020년 37%에서 2021년 35%, 2023년 32%로 감소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바나그룹에서도 최근 ‘목회자 승계 위기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목회자의 평균 연령은 52세로, 40세 이하의 목회자는 16%에 불과했다. 담임목사 10명 중 7명(70%)은 ‘미래 목회자들의 자질이 걱정된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4명 중 3명(75%)이 ‘목회자를 목표로 하는 성숙한 신앙인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말에 동의했다. 이는 2015년 개신교 담임목사 901명을 조사한 설문 결과(69%)와 비교하면 6%p 상승한 수치다.

문제는 다음세대 교회지도자 육성에 힘쓰는 교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설문조사에선 ‘차세대 지도자를 훈련하고 육성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둔다’는 문항에 동의한 목회자가 69%였다. 이는 2022년 45%로, 7년 전보다 24%p 줄었다.

이번 연구에 대해 보고서는 “노령화된 인구를 감안할 때, 교회들이 팬데믹 이후 새로운 도전에 대처하려는 변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증거로 보고서는 적응과 혁신을 나타내는 지표를 들어 “(애초) 교회의 약 50%가 이에 대해 강력하게 동의했는데, 2023년까지 이에 동의하는 교인 및 교회 수가 크게 감소했으며, 현재는 2020년 초 수준 아래에 있다”며 “분명한 것은 지난 3년 동안 많은 교회에서 교인들의 역동성과 예배 방식이 바뀌었지만, 이번 결과는 팬데믹에 대응했던 이전의 유연성과 창의성이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변화에 대한 의지는 줄어든 반면, 대부분의 교회가 온라인과 대면 예배를 동시에 진행하는 하이브리드 예배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서는 “하이브리드 예배가 정적인 장소와 시간에 기반한 물리적 예배 공동체를, 벽을 넘어선 혁명적인 적응 가능성을 지닌 교인들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에 따르면 2019년 온라인 스트리밍 예배를 제공한다고 답한 교회는 20%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교회 중 약 73%가 대면 예배와 가상 예배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또 하이브리드 예배를 제공하는 교회가 평균 예배 출석률과 1인당 헌금액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들은 “교회가 가상 예배 참석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예배 스트리밍, 종교 교육 및 기도 모임을 넘어 기술 활용에 더욱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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