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데이터연구소 설문조사 발표
‘한국 종교인 생활·신앙 인식 조사’
신앙활동 약화·가족 종교화 굳어져
가나안성도 재출석 의향률 ‘52%’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은 사회, 경제뿐만 아니라 종교인들의 신앙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력과는 별개로 종교와 신앙에 대한 인식은 2012년을 변곡점으로 이미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고, 코로나19를 지나면서 탈종교화, 온라인 신앙화, 교회 신앙 활동의 약화, 가족 종교화가 더욱 굳어지고 심화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최근 ‘2023 한국인의 종교 생활과 신앙의식 조사’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여론조사 전문 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 1월 9일부터 16일까지 8일간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성인 남녀 2000명과 비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개신교인 표본 오차는 ± 2.2%, 비개신교인 표본 오차는 ± 3.1%며 신뢰구간은 95%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교회, 사찰, 성당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종교시설 출석 비율은 개신교인 71%, 가톨릭인 61%, 불교 47% 순으로 개신교인이 가장 높았다. 

◆가나안성도 급증, 코로나 크게 작용

개신교인 중 가나안성도는 2012년 11%에서 2023년 29%로 크게 증가했다. 가나안성도에게 교회 비출석 이유를 물었더니 ‘얽매이기 싫어서’가 3명 중 1명꼴(31%)로 가장 높았고, ‘코로나19 때문에(18%)’, ‘목회자들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가 있어서(16%)’, ‘교인들이 배타적이고 이기적이어서(11%)’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는 2023년도에 보기로 새롭게 제시됐는데 이 요인이 전체 2번째로 응답돼 가나안성도 급증에 코로나19 요인이 크게 작용했음을 알 수 있었다.

가나안성도들의 교회 재출석 의향은 어느 정도일까. 다시 교회를 출석할 ‘의향이 있다(매우+약간)’고 응답한 비율은 43%, ‘의향이 없다’는 37%로 가나안성도 10명 중 4명 정도가 다시 교회로 돌아올 의향을 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가나안성도의 재출석 의향률이 52%로 나타났고, 20대는 36%, 30대는 32%에 그쳤다.

◆10명 중 6명, 주일에 ‘예배’만 드려

출석 교인을 대상으로 주일 교회 활동에 대해 물은 결과 2023년 기준 ‘예배만 드리고 온다’ 가 60%, ‘예배뿐만 아니라 친교, 회의, 봉사활동 등 다른 활동도 한다’가 40%로 예배 이외 아무 활동도 하지 않는 교인이 10명 중 6명 꼴로 나타났다.

조사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예배 외 다른 활동도 하는 경우’는 2012년 51%에서 2023년 40%로 지속적 감소 추세를 보였다. 예배 외 친교, 봉사활동 등 신앙 활동의 감소는 헌신자 감소와 공동체성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으로 꼽힌다.

◆‘대면 모임’보다 ‘미디어’ 이용↑

지난 1주일간 행한 신앙 활동 내용을 물은 결과 신앙 활동 경험이 있는 개신교인은 10명 중 7명(68%) 정도였고, 이들이 행한 신앙 활동의 내용으로는 ‘온라인상에서 예배·설교 등 기독교 콘텐츠 봄’이 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독교 방송 시청·청취’ 21%, ‘신앙 나눔·상담’ 1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개신교인은 무엇을 통해 신앙 성장에 도움을 받을까. ‘출석교회 예배·목사 설교’를 28%로 가장 많이 응답했고, 다음으로 ‘가족’ 20%, ‘미디어’ 19% 순이었다. ‘출석교회 예배와 목사 설교’ 요인은 2012년 64%에서 2023년 28%까지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반면, ‘미디어’와 ‘가족’을 꼽은 비율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미디어’가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7년 7%에서 2023년 19%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출석교회 선택한 이유 ‘가족’

개신교인에게 현재 출석하는 교회를 선택한 이유를 물은 결과, ‘목회자·설교 내용이 좋아서’가 22%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가족이 다녀서’, ‘거리가 가까워서’ 순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시사점으로 “전반적으로 교회에 대한 관여도, 즉 관심과 몰입도가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는 관계성을 증진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인 간의 관계망이 잘 형성되고 그 안에서 서로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는 관계, 그것이 교회가 추구해야 할 본질이며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는 교회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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