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 사과·배 등 과일값↑
소비자물가, 4개월 만에 최대폭
농식품부, 식품·외식업체 간담회
22곳에 ‘물가 안정’ 협조 요청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폭염·폭우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한 5일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폭염·폭우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한 5일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5.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추석을 2~3주가량 앞두고 주요 과일 등의 가격 및 외식 물가도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정부가 식품·외식 업체들에 물가 안정 동참을 요청하는 등 밥상물가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차례상에 주로 올라가는 사과 홍로 10㎏ 도매가격은 전년(5만 932원) 대비 56.0% 오른 7만 9460원이다. 배(원황) 15㎏의 도매가격은 전년(4만 4060원) 대비 24.4% 상승한 5만 4800원이다. 이는 평년 대비 각각 60.8%, 21.0% 비싸졌다.

올해 봄 주요 산지가 냉해 및 우박 피해를 입었고 여름에는 폭염과 장마, 태풍 등이 이어지면서 농작물 피해가 커지면서 생산량이 줄어듦에 따라 과일 가격이 강세를 보인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 8월호 과일’ 보고서에서는 올해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음으로 사과 생산량은 전년 대비 18.7%, 배는 21.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가격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8월 소비자물가도 폭염·폭우 등으로 인해 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20년=100)으로 전년 대비 3.4%, 전월 대비 1.0% 올랐다.

이에 정부도 식품·외식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물가 안정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 8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22개 식품·외식 업체들과 만났다.

간담회에 참석한 식품기업은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롯데웰푸드, SPC, 동원F&B, 오리온, 삼양, 해태제과, 풀무원, 동서식품, 매일유업 등이며 외식기업은 스타벅스, 롯데리아, 교촌에프앤비, bhc, BBQ, 맘스터치, 피자알볼로, 걸작떡볶이, 투썸플레이스, 명륜진사갈비 등이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감담회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7월 2%대까지 떨어졌던 소비자물가가 8월 3.4%로 반등했다”며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6.3%, 외식 물가 상승률은 5.3%로 전체 소비자물가 대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을 보면 가공식품은 6.3%, 외식은 5.3% 올랐다.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5~6%대로 높은 수준이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비해 1.5~2배 수준이다.

한 차관은 “식품·외식 물가는 서민 체감도가 높아 추석을 앞두고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하반기 민생 안정을 위해 무엇보다 물가 안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필요 시 할당관세 품목을 확대하는 등 기업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분들을 적극 개선할 테니 기업도 정부의 노력에 부응해 적극 협조해달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그간 식품·외식업계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34개 주요 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면세농산물 등에 대한 의제매입세액 공제 한도 상향, 영세 개인 음식점의 의제매입세액 공제율 확대 적용 기한 연장, 외국인력 규제 개선 등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추석 성수품 수급 안정에 총력 대응하기 위해 최대 규모인 14만 9000t의 성수품을 공급하고 농축산물 할인 지원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23년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을 차질없이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유통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추석 선물세트 공급 물양과 자체 할인율 확대 등 명절 물가 부담 완화에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6월부터 라면·제분·우유업계를 시작으로 식품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을 이어왔다. 이에 라면 업체들이 일부 제품 가격을 내렸고 이후 제과·제빵업체 및 식품업체들도 가격 인하 대열에 동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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