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3.4%↑
4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
폭염·폭우·석유류 등 영향
추경호 “10월 다시 안정”
한은 “연말 3% 안팎 될 것”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폭염·폭우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한 5일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폭염·폭우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한 5일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5.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8월 소비자물가가 폭염·폭우 등 영향으로 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석유류 물가도 작년 높은 물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전달보다 상승 폭을 키우는 원인이 됐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올해 4월 3.7%를 기록한 뒤로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직전월 대비로는 1.0% 올랐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부터 둔화하다가 7월에 2.3%로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석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서게 됐다.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은 1년 전보다 5.4% 올라 전체 물가를 0.26%포인트(p) 끌어올렸다.

석유류는 11.0% 하락했다. 7월까지 계속된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전달(-25.9%)보다 하락 폭이 축소됐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9% 상승했다. 올해 3월(4.4%) 이후 최대 폭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각각 3.9%, 3.3%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3.9% 상승했다. 식품은 4.7%, 식품이외는 3.3% 각각 증가했다.

전월세포함생활물가지수는 3.3%, 신선식품지수는 5.6% 각각 상승했다.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2.8% 올랐다.

지출목적별 동향을 보면 전월 대비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 교통, 음식·숙박, 기타 상품·서비스,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오락·문화, 주택·수도·전기·연료, 보건, 의류·신발이 상승했다. 교육, 주류·담배, 통신은 변동이 없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 주택·수도·전기·연료, 음식·숙박, 의류·신발, 기타 상품·서비스, 가정용품·가사서비스, 보건, 오락·문화, 교육, 통신, 주류·담배가 상승했고 교통은 하락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품목성질별로 보면 개인서비스 상승률이 4.7%에서 4.3%로 둔화됐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전년도 하락 기저효과로 석유류 하락 폭이 25.9% 하락에서 11.0% 하락으로 크게 축소됐다”며 “폭염·호우 등 불리한 기상 여건으로 농산물 상승 폭이 확대됨에 따라 8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해 지난달 2.3%에 비해 1.1%p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주로 석유류, 농산물 등 일시적 요인에 의해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각각 지난달과 같은 3.9%, 3.3% 상승률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다시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거제 한화오션 현장에서 최근 물가 추이와 관련해 “8~9월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10월부터는 빠르게 안정돼 2%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연말에는 3% 안팎을 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석유류 기저효과가 서서히 사라지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부터 서서히 올라 연말이면 3%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측했다.

물가 상승 폭이 줄어든다고 해서 내수 회복이 기대되는 건 아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물가 상승률이 좀 낮아진다고 해도 물가가 떨어진 게 아니라 물가 상승 폭이 줄어든 것”이라며 “오른 물가 때문에 가계 부문의 실질 구매력도 약화돼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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