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태풍 등으로 생산량↓
사과·배 대체 가능한 과일 물색
혼합 선물세트 수 평년比 확대
농식품부, 수급 관리 TF 운영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추석을 2주 앞둔 8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마트에서 시민들이 추석 과일 선물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8.9.8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추석을 2주 앞둔 8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마트에서 시민들이 추석 과일 선물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8.9.8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최근 폭염·폭우에 태풍까지 이어지면서 과일 수급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추석을 한 달여간 앞두고 유통업계가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어 비상에 걸렸다.

통상 유통업계는 명절마다 선물세트로 이색 과일 등을 혼합한 다양한 선물용 제품을 선보이는데 올해는 기상악화로 인해 과일 생산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치솟는 등의 상황에서 빠른 물량 확보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선물세트용 사과로 쓰이는 홍로(10㎏)의 평균 도매가는 전년(6만 6188원) 대비 47.9% 오른 9만 7920원이다. 21일 기준으로는 10만 60원으로 6만 5665원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해 52.4% 급등한 수준이다.

배도 지난 18일 기준으로 올해 수확된 원황(15㎏) 품종의 도매가는 동기간 20% 비싸진 5만 5840원이다. 21일 기준으로는 44만 5070원이었던 지난해보다 21.9% 상승한 5만 4920원이다.

선물세트에 많이 사용되는 신고 품종 배는 지난해 상품이라 아직까지는 저렴하지만 햇 신고배가 나오는 2~3주 후부터는 가격이 원황 품종과 비슷하게 오를 전망이다.

복숭아(백도, 4㎏)는 3만 4800원으로 전년(1만 8800원) 대비 85.1%, 캠벨얼리(대과, 5㎏) 포도는 4만 9580원으로 98.0% 뛰었다.

이같이 과일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날씨 영향이다. 올해 봄에는 주요 산지가 냉해 및 우박 피해를 입었다. 여름에는 역대급 폭염과 장마, 태풍 등이 지속되면서 농작물 피해가 커짐에 따라 생산량이 줄었고 이에 과일 가격이 강세를 보인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 8월호 과일’ 보고서에서는 올해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음으로 사과 생산량은 전년 대비 18.7%, 배는 21.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가격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사과는 과육이 썩는 탄저병이 번지고 있고 배는 병충해와 일조량 부족에 따른 생육 부진으로 과일 알 크기도 작아지고 맛도 떨어진 상태다. 상품성 있는 과일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에 유통업계는 수급이 불안한 과일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품종을 찾거나 빠르게 물량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선물세트 마련에 힘쓰고 있다.

이마트는 태풍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전라도 지역의 사과 물량 확보에 나섰다. 사과와 배 대신 이색 과일 선물세트도 확대했다. 샤인머스캣 혼합 세트의 경우 5만원대 이하 가성비 세트 물량을 40% 늘렸다.

롯데마트는 지난 추석 때보다 5만원 미만 과일 선물세트와 10만원 미만의 축산 선물세트 등 가성비 선물세트의 품목을 약 10%, 물량을 20%가량 확대했다. 샤인머스캣과 다른 과일을 섞은 혼합 선물세트의 품목 수도 약 2배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폭염, 폭우, 태풍 등으로 전통적인 추석 과일들이 상태도 좋지 않을뿐더러 과일을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가격도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체 산지 발굴, 혼합 선물세트 물량 확대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주요 과일 생산량이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과일 성수품 수급 안정을 위해 지난달 5일부터 과수 수급관리 대응반(TF)을 운영 중이다. 대형유통업체와 다양한 과일 선물상품을 구성하고 공급량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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