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월 주요 개신교단 총회 시즌
예장통합, ‘세습인정안’ 상정 논란 예상
예장합동, 여성 안수 올해도 뜨거운 감자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오는 18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 예장백석을 시작으로 예장통합, 예장고신 등 국내 주요 개신교단의 올해 정기총회 기간이 이달을 시작으로 내달까지 이어진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제되면서 대부분 교단은 ‘대면’으로 교단총회를 개최하는 가운데 주요 교단마다 굵직한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국내 최대 개신교 보수 교단으로 꼽히는 예장합동은 올해도 ‘여성 목사 안수’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자 세습으로 논란을 일으킨 서울 명성교회가 속한 예장통합은 이른바 ‘세습금지법’으로도 불리는 ‘목회 대물림 금지 규정 개정’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게 된다. 이밖에 이번 교단총회에서는 ‘목사·장로 정년 연장’ ‘목회자 연금제도’ ‘여성사역자 지위 향상’ 등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4일 교계에 따르면, 예장합동과 예장백석은 오는 18일 교단 중 처음으로 교단총회를 시작한다.

특히 예장합동 교단은 18일부터 21일까지 대전 대덕구 새로남교회에서 제108회 정기총회를 3박 4일간 진행한다.

예장합동 총회의 쟁점으로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여성 강도권과 안수’ 문제다. 국내 보수 개신교단으로는 대표로 꼽히는 예장합동은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전 14:4)’ ‘여자는 일체 순종함으로 조용히 배우라(딤전 2:11~15)’ 등 성경 구절을 이유로 여성 안수와 강도권 허용을 일체 금지하고 있다. 해마다 교단 총회 현장에서는 ‘여성 안수 허용’을 촉구하는 교단 여성 사역자들의 피켓 시위 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헌의안은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 개신교 내에서 여성 목사 안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9월 22~26일 광주 겨자씨교회에서 열린 예장합동 총회에서 총신대 학생 및 교인들이 신학대학원 입학 허락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왼쪽). 총신대 본관 건물 7층 내벽에는 아직도 ‘총신대 신대원 여성 입학제한 가결에 대한 반대 성명서’ 대자보가 붙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개신교 내에서 여성 목사 안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9월 22~26일 광주 겨자씨교회에서 열린 예장합동 총회에서 총신대 학생 및 교인들이 신학대학원 입학 허락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왼쪽). 총신대 본관 건물 7층 내벽에는 아직도 ‘총신대 신대원 여성 입학제한 가결에 대한 반대 성명서’ 대자보가 붙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러나 최근 예장합동에서 손발이 묶인 여성들이 타 교단으로 옮겨 사역을 이어가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일부 예장합동 목회자 사이에서는 ‘시대적 변화에 맞게 여성 안수를 허용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여성 교인의 비중이 증가하고, 성평등에 민감한 젊은 층이 교단을 이탈하는 등 교세 쇠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올해는 ‘여성사역자지위향상 및 사역개발위원회’에서 여성의 목사후보생 고시와 강도사 고시 응시 자격 허용 등 여성 사역자들의 지위 향상과 관련해 안건을 보고할 예정이다. 

다만 이는 교단 내 여성들이 요구하는 ‘목사 안수’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총회에선 거센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예장합동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국내 개신교 교단인 예장통합은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특히 예장통합은 총회 개최 장소를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총회 임원회가 부자 세습으로 교회에 이어 교단 분란까지 일으킨 명성교회를 총회 장소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예장통합 교단 소속 7개 대형교회는 “우리 교회 중 한곳으로 총회 장소를 바꾼다면 총회 진행에 필요한 일체 편의를 모두 제공하겠다”는 공문까지 총회에 발송했지만, 총회 임원회는 총회 장소에 대한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예장통합 총회가 명성교회에서 열리는 것을 두고 현장 충돌이나 다툼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장통합 총회가 오는 9월 정기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열기로 한 것에 대해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출처:한국기독공보 유튜브)
예장통합 총회가 오는 9월 정기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열기로 한 것에 대해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출처:한국기독공보 유튜브)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예장통합 총회에는 일명 ‘세습금지법’인 ‘목회 대물림 금지법’을 사실상 폐지하는 헌법개정안이 상정됐다. 

이 개정안은 교회 세습을 금지하는 현행 헌법을 수정해 재적 당회원 2/3이상과 공동의회 출석회원 3/4 이상이 찬성하면 세습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헌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10년 만에 예장통합이 교회 세습의 길을 허용하게 되는데 예장통합 내에서는 세습을 반대하는 목회자가 적지 않아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는 오는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강원 고성 설악 델피노 리조트에서 입법총회를 개최한다. 기감은 신학생 감소 등을 이유로 신학교육기관 통합 추진을 논의할 계획이다. 내년 2월까지 교단의 대표적인 신학교인 감리교신학대와 협성대, 목원대 통합을 목표로 세부안을 논의한단 입장이다. 

예장백석 교단은 오는 18일부터 21일 천안 백석대학 교회에서 총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1년 동안 연구한 목회자 연금 방안이 보고되고, 금품선거 방지를 위한 선거제도 개선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예장고신 교단은 오는 19일부터 22일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기독교한국침례회는 18일부터 20일 강원 한화리조트평창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는 19일부터 21일 전남 신안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총회를 개최하고 교단 내 현안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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