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명성교회 정기총회, 거세지는 반발 여론

 명성교회. (출처:명성교회 홈페이지, 뉴시스)
 명성교회. (출처:명성교회 홈페이지, 뉴시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부자 세습으로 지탄을 받았던 서울 명성교회를 총회 장소로 결정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내분이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예장통합 소속 대형교회 7곳이 예장통합에 명성교회 총회를 철회한다면 장소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에 나섰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서울 새문안교회, 소망교회, 영락교회, 온누리교회, 주안장로교회, 천안중앙교회, 청주상당교회 등 7개 교회는 7일 총회장 이순창 목사 앞으로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들 교회는 “총회 장소와 관련한 논란을 보면서 임원회가 허락한다면 우리 7개 교회 중 장소와 일체의 편의를 제공하겠다”며 “이 일에 동참한 교회들은 총회를 유치할 만한 공간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밝혓다. 

또 “숙소나 주변 시설 등 여러 고려 사항으로 인해 (명성교회 인근) 장신대에서 총회를 개최한다면 제반 비용을 교회들이 함께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예장통합은 ‘치유와 화해’ 등의 이유로 오는 9월 개최되는 제108회 정기총회를 명성교회에서 연다고 밝혔다. 교단 내부에서 반발이 거세짐에 따라 예장통합 측은 지난 1일 노회장·서기 연석회의에서도 명성교회에서 총회를 여는 이유를 재차 설명했지만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명성교회가 교단 헌법에 명시된 세습금지법을 따르지 않고 세습을 강행한 것에 대한 비난과 갈등이 남은 상황에서 명성교회에서 총회를 여는 게 부당하다는 여론이다. 

지난달 21일 ‘예장통합 제108회 명성교회 총회 장소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안동교회 원로 유경재 목사는“명성교회에서 총회를 여는 것은 상처받은 총회 산하 교회와 소속 구성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아픔을 안고 있는 이들의 상처를 후벼 파는 꼴이며 치유가 아닌 완전히 교단을 양분시키는 지극히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예장통합 서울노회 양의섭 노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언젠가 명성교회에서 다 같이 모여 함께 할 날이 있겠지만 현재 한국교회의 정서, 수많은 목사·장로·교인들의 정서는 그렇지 않다”며 “명성교회를 총회 장소로 사용하는 것은 아직은 아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예장통합 측은 명성교회에서의 총회 개최를 고수하고 있다. 예장통합 차기 총회장인 예장통합 부총회장 김의식 목사는 연석회의에서 “우리 교단은 ‘친명성파’와 ‘반명성파’로 갈라져 하나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이후 교세가 줄고 교인이 떠나가는 위기 속에서 우리가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고 화합을 이루어 부흥을 도모하자는 절박한 심정을 갖고 명성교회를 총회 장소로 정한 것”이라며 마음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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