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법원, 거래내역 이탈리아 검찰에 제공 결정
필리핀 언론 “이슬람단체, 교황 방문 시 암살 시도”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스위스 연방 법원이 바티칸은행의 스위스은행 비밀계좌 거래명세를 이탈리아 사법당국에 넘기도록 결정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스위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연방 형사법원은 26일(현지시각) 돈세탁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바티칸 종교사업기구(IOR, 바티칸은행)의 스위스은행 비밀계좌 거래명세를 이탈리아 사법당국에 넘기도록 결정했다.

다만 바티칸은행의 스위스은행 비밀계좌의 공식 서명 등 일부 정보는 제외하도록 했다.

종교 및 자선 활동에 쓰일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바티칸은행은 돈세탁과 부정거래에 연루되는 등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아왔다.

이탈리아 로마 검찰은 지난 2007년부터 2008년 사이에 기부 명목으로 바티칸은행의 이 계좌에서 상당한 돈이 빠져나갔다면서 관련 정보를 넘겨줄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바티칸은행은 스위스 법원에 이탈리아 검찰의 이런 요구를 거부하고 관련 정보를 넘겨주지 말라는 청원을 접수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직후부터 바티칸은행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감시기구 신설 등 큰 폭의 개혁을 해왔다. 교황청은 지난해 말 내부감사 결과 전 바티칸은행 행장, 사무국장, 변호사 등이 지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은행 소유 건물 29채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최소 5000만 유로(약 689억 6000만원)에서 최대 6000만 유로(약 827억 6000만원)의 일부 매각 금액을 빼돌린 혐의를 두고 바티칸은행의 이들 계좌에 있는 1600만 유로(약 220억 6000만원)를 동결시킨 바 있다.

한편, 교황 방문 기간 이슬람 테러단체의 테러 시도가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필리핀 ABS-CBN방송은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필리핀 방문 기간 이슬람 테러단체인 제마이슬라미야(JI)가 교황 암살을 기도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 JI가 교황의 필리핀 방문 기간 암살 공격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잠복 세포조직을 가동했다고 전했다.

JI는 지난 2002년 202명의 사망자를 낸 인도네시아 발리 연쇄 폭탄테러의 배후 단체로 알려졌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마르완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말레이시아인 줄키풀리 빈 히르가 이끄는 JI의 한 세포조직은 이달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차량 행렬이 마닐라 시내의 T.M.칼로 거리를 통과하는 순간 폭탄공격을 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교황의 차량행렬을 보기 위해 몰려든 엄청난 수의 인파 때문에 교황이 탄 차량행렬 가까이 접근할 수 없어 이 테러기도는 실패했다.

소식통은 마닐라에서의 암살기도에 앞서 17일 레이테주에서도 교황 암살기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인 원자력 기술자가 이끄는 세포조직들은 레이테주의 타클로반에서 팔로시로 이동 중인 교황 차량 행렬을 상대로 리모컨으로 작동되는 강력한 폭발물을 터뜨릴 계획이었지만 무선전화 신호가 잡히지 않고 열대성 폭풍 때문에 교황의 일정이 변경되면서 이 암살기도는 중단됐다. 소식통은 교황 암살을 기도한 이 인도네시아인 역시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었으며 구호 요원으로 가장했었다고 말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필리핀을 방문했던 지난 18일 마닐라 미사에 약 60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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