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과정서 규정 무시… 총장후보 사퇴의사 없다”
교수협, 명백한 표적 반박 “총장 자격없다 사퇴하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편 논문에 대해 표절 판정을 받은 동국대 총장후보 보광스님이 검증위원회의 절차상 검증과정을 문제삼아 표절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또한 총장후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해 했다.

◆검증 절차상 문제제기 ‘표절’ 무효 주장

동국대 총장후보자 보광스님은 지난 28일 동국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검증위원회)의 논문표절 판정과 관련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스님은 “검증위원회는 연구윤리 및 진실성 규정에 명시된 절차를 위반했다”고 지적하고 표절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증위는 예비조사, 본조사, 판정, 재심의 요청, 조사결과확정의 5단계로 진행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광스님은 “규정에 명시된 4단계인 ‘재심의 요청’ 또한 무시하고 5단계 ‘조사결과 확정’을 강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연구윤리 및 진실성 규정에 명시된 합법적인 조사절차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므로 ‘무효’라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하다”고 밝혔다.

스님은 또 검증위가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위원장과 일부 위원들은 특정후보에 대한 편향성을 공표함에 따라 이미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조사과정에서 일부 위원을 배제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검증위원 10인 중 위원장인 박정극 학술부총장과 공영대 학사지원본부장을 비롯한 6인은 2014년 12월 23일 교무위원 명의의 성명서에 서명한 바 있다.

아울러 보광스님은 “제18대 총장후보로서 학교를 반목과 갈등 및 혼란에 빠뜨리려는 내외부의 세력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어떠한 탄압과 음해에도 굴하지 않고 총장후보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해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 동국대 교수협의회가 제공한 보광스님의 논문표절 비교 자료.

◆교수협 “학자·교수 자격조차 없다”

이에 대해 동국대 교수협의회가 30일 검증위의 표절 판정을 인정하지 않은 보광스님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윤리의식마저 문제가 되고 있다며 총장후보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교수협은 이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는 제하의 성명을 통해 보광스님의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더 이상 구차하게 변호사에 자문을 구할 것이 아니라 정각원 부처님 앞에 나아가 참회하면서 자신의 거취를 결정지어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교수협은 “반론의 기회가 남아있으니 아직 공식 절차가 완료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명명백백하게 표절인 논문이 적어도 2편은 이미 존재함이 분명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며 “나머지 약 40편의 표절 여부 판정을 굳이 기다릴 필요조차 없이, 두 편의 표절만으로도 이미 총장후보 자격이 없음은 명명백백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성과 참회는커녕 이 모든 것을 ‘탄압과 음해’라고 주장하는 분이라면 총장후보의 자격이 없음은 물론 학자나 교수로서의 자격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표절총장’ 밑에서 교수들이 어떻게 학생들에게 표절은 학문적 죄악이라고 가르칠 수 있겠는가”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핵심은 표절 여부일 뿐이다. 변죽을 건드리면서 핵심을 회피해가려고 하지 말라. (책임을 지고) 즉각 총장후보를 사퇴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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