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협 ‘한국교회 오늘과 내일’ 심포지엄
세상 영광 추구한 교회·교인·성직자 비판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개신교계 지도자들이 침체에 빠진 한국교회의 위기를 진단하고 그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교회의 세속화와 도덕적 타락으로 한국개신교가 사회적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한지협, 대표회장 신신묵 목사)는 지난 21일 서울 대학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공교회성 회복과 교회본질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 오늘과 내일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오늘날 교회의 위기를 극복할 해법을 찾았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이원규(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목사와 김수진(한국교회역사연구원장) 목사, 박용규(총신대 역사신학) 교수가 강사로 초빙돼 각각 ‘한국교회의 절망과 희망’ ‘한국교회 진단’ ‘한국교회 위기와 갱신, 역사적 조명’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원규 목사는 “한국교회는 양적으로 크게 성장해 부유해졌지만 대신 순수한 신앙과 섬기는 종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교만해졌다”면서 “8만 개의 교회를 얻었지만 사회적 신뢰는 잃었다”고 일침했다.
이 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위기를 맞게 된 주요원인으로 ‘세속화’를 꼽았다.
그는 “사회는 교회가 다르기를, 사람들은 교인이 다르기를 기대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교회, 교인, 성직자가 (일반과) 다르지 않다. 다른 사람과 똑같이 돈과 명예를 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너무 자만했고 과신했다면서 “소위 성공했다는 목회자들은 자신의 능력과 업적에 대해 자화자찬했고, 세상적인 존귀와 영광, 권세를 추구했다”고 지적하고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는 세속화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세상이 목회자와 교인을 평가하는 잣대는 ‘신앙의 수준’이 아니라 ‘도덕적 수준’”이라면서 “목회자와 교인의 삶은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고 칭송받을 만한 것이 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성직자가 품위를 잃어 사회의 지탄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바르게 사는 삶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교회와 교인은 존경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