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유신시절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시절이 있었다면 지금은 통제되지 않는 자유에 관리가 필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작년 12월에 개봉돼 한동안 전 국민의 뇌리에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향수와 동시대에 살던 우리가 얻게 된 민주주의 갈망을 영화로 풀었던 ‘변호인’이 천만 관객 이상의 관객을 일으켰다. 상영 당시부터 올 초까지 영화가 주는 의미와 메시지로 한동안 국민이 잊었던 전직대통령인 노무현이라는 인물을 중심 전제로 격동의 70~80년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영화라는 평을 받으면서 동시에 사실주의냐, 아니면 작은 팩트를 지나치게 부풀려 민심을 선동하는 것이 아니냐며 정치권에 분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영화가 주는 사실성과 다른 시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암시성메시지는 분명 논란의 여지가 충분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 정치권에서는 변호인 영화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단순히 각본으로 보는 것이 아닌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일화로 사람들에게 다시금 입방아에 오르게 하고 있다. 다름 아닌 그간 일련에 일어났던 종북세력과 간첩사건에 연루된 국정원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정권과 정권차원의 비호에 있던 정보기관과 사법기관이 정권에 과잉충성으로 잘못된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정권에 대한 비난과 비방이 쏟아져 나오고 그 중심에 영화 변호인처럼 권력중심에서 목적하고자 하는 수단에 나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희생물이 되어 정권이 원코자 하는 일을 종용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어디까지나 영화가 주는 시사성보다 흥미성이 주가 되는 것이고 교육성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팩트보다 각본에 의지하며 만들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관람객이나 국민은 그것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한 그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현실이라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어 국민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우리 국민의 정서와 감각을 지나치게 호도하고 있다.

지금 국민은 뒤를 돌아볼 만큼 한가롭지 못할 정도로 생계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불만이 폭발하기 직전의 상황에서 제2의 변호인의 성격을 가진 흥미와 가십성 영화가 지속적으로 상영되면서 부지런하고 근면하게 더 노력해야 할 시간과 투자를 해명과 핑계로 세상 탓만 하게 만들고 있다. 마치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해도 해도 안 되면 자신의 문제가 아닌 현실 탓, 세상 탓, 무능한 정부 이기적인 정부의 탓으로 돌리며 힘껏 성질만 내게 만들고 있다.

과거에 있던 일이라 해도 지금 당장의 문제는 민주주의에 필요한 시사성이 아닌 경제의 절박성이다. 이 사실은 국민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성질을 낼 수 있다는 것은 여유가 있다는 것으로 자신의 사정을 오히려 왜곡을 하는 것이다. 경제가 아니면 정말 민주주의 요인에 필요한 정치라는 것인가? 자꾸만 만들어지는 영화마다 정권을 비웃고 비난하는 연출보다는 국민의 단합과 화합이 필요한 사실성 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와 현재의 자유로움을 운운하기엔 지금의 우리 정부와 개인사가 매우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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