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견 종교학자인 시카고대학 종교학과 웬디 도니거(73) 교수가 지난 2009년 힌두교를 재해석해 펴낸 책 <대체역사로서의 힌두교(The Hindus: An Alternative History)>.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미국의 종교학자가 쓴 힌두교 역사서가 인도에서 금서 조치돼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시카고 트리뷴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중견 종교학자인 시카고대학 종교학과 웬디 도니거(73) 교수가 지난 2009년 힌두교를 재해석해 펴낸 책 ‘대체역사로서의 힌두교(The Hindus: An Alternative History)’가 인도에서 출판 금지되고 이미 나와 있는 책들도 모두 폐기 처분될 예정이다.

이 책을 펴낸 미국의 출판그룹 ‘펭귄 북스(Penguin Books)’는 인도 보수주의 단체와 오랜 시간 벌여온 법정 싸움을 끝내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 측 변론을 맡은 모니카 아로라 변호사는 “펭귄 북스 인도 지부가 도니거 교수의 해당 서적 출판을 중단하고 6개월 내에 서점에 나와 있는 모든 책을 수거, 전량 폐기하는 조건으로 소송 취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도니거 교수의 책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도 형법에도 저촉된다”며 “의도적으로 특정 종교나 종교적 신념을 모욕함으로써 해당 계층의 감정을 상하게 만드는 악의적 행동(말과 글 포함)을 할 경우 인도 형법에 근거 최대 징역 3년형과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니거 교수의 책은 인도에서 “지나치게 통속적이고 부정확한 사실이 포함돼 있으며 법적으로도 문제가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뉴델리에 기반을 둔 보수단체(Shiksha Bachao Andolan Committee)는 도니거 교수와 펭귄 그룹을 상대로 복수의 소송을 제기했다.

트리뷴은 “인도가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으나 표현의 자유는 여전히 제한돼 있다는 우려를 안겼으며 인도 종교계의 권력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새삼 일깨워준다”고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도니거 교수의 책은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 차트 30위로 뛰어올랐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