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 앞에서 건축사사무소 대표 유모 씨가 기독교 재단인 몽골 울란바타르 대학 재단빌딩 설계비와 관련해 일인시위를 벌였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기독교재단빌딩 건축 백지화… 남은 건 ‘깨진 신뢰’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기독교재단인 몽골 울란바타르대학교 재단이사회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26일부터 한 달 보름이 넘게 재단이사회 사무실이 위치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관 앞 도로에서 일인시위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일인시위를 시작한 사람은 한 건축사 대표 유모 씨. 그는 재단이사회가 재단빌딩을 건축하기 위해 설계를 맡겼음에도 계약서 작성을 미루고, 설계비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 씨는 “재단 재산이 전부 몽골에 있어서 민사소송을 걸어도 한국에서 설계비를 받는 게 쉽지 않아 곤란해 피켓시위를 시작하게 됐다”고 일인시위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내놓은 재단이사회 회의록 등 자료에 따르면 재단이사회는 울란바타르대학에 재단 빌딩을 건립안을 놓고 지난 2009년 5번의 이사회와 제3회 총회를 통해 논의를 거쳤다. 그리고 2010년 4월 착공을 목표로 하는 건립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건축 설계는 유 씨가 운영하고 있는 건축사사무소에 의뢰됐다. 이 일로 그는 이사회와 함께 몽골도 방문한 적이 있다. 유 씨는 기독실업인회에서 만나게 된 이사회 임원들의 말을 듣고 일을 시작했고, 정식 계약서를 쓰기 위해 2010년부터 계속해서 이사회와 접촉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재단빌딩 건축은 전면 백지화됐다. 재단빌딩이 세워질 것으로 논의된 부지에 대학 강의동이 건축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유모 씨가 이사회에서 진행된 회의록을 보여주며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는 재단빌딩 건축 계획이 무산됐다고 할지라도 설계비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실시설계 완료 전까지의 비용인 3억 9330만 원을 재단이사회에 요구했다. 그는 전체공사비를 440억 원으로 봤고, 이를 기준으로 설계비를 책정했다. 시세보다 낮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단이사회에서는 난색을 표했다. 유 씨가 요청한 설계비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이 문제로 이사회에서 논의가 이뤄진지만 벌써 4년이 넘었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재단이사회 임원 A씨는 “이사회에서 (설계를) 하라고 했고, 하다가 중단된 것은 이사회 사정이지 일을 한 사람은 청구를 하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공사가 완료된 것도 아닌데 설계비가 너무 비싸 이사회 내에서 의견이 분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천만 원을 제안했지만 거절해 입장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이모 재단이사장은 소송을 하라며 엄포를 놓았다. 그는 이 문제와 관련해 “신경쓰지 말라”며 “알아서 무엇을 하려고 그러느냐”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문제가 있으면 법에 고발을 하면 될 것”이라며 “법적으로 처리를 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반문했다.

양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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