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남 에듀윌 대표 한양대 특임교수

 
IT서비스기업에서 웹 디자이너로 일하던 김윤주(가명) 과장은 최근 웹 기획팀으로 팀을 옮겨 웹 기획자의 길을 걷고 있다. 웹 디자인 업무를 진행하며 기획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또 자신이 기획한 내용을 웹 디자인으로 먼저 구현해 주위의 의견을 구하는 모습이 높게 평가되어 ‘웹 기획 업무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상사의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평소 마케팅 기획업무에 관심이 많았던 김 과장은 이러한 제안을 바로 수락했고, 현재 웹 기획 업무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기획을 했을 때 기획한 서비스나 이벤트가 사이트에서 어떻게 구현이 될지를 누구보다 잘 예측하고, 평가하다 보니 업무성과도 높고 스스로 느끼는 업무만족도 역시 높아 일을 더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평생직장의 시대가 가고 전문성이 중시되면서 자신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높이려는 직장인들의 열기 또한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공부하는 직장인을 의미하는 ‘샐러던트(Saladent)’는 이미 보편화된 지 오래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 속에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주목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세컨드 옵션(2nd option)이라고 볼 수 있다. 세컨드 옵션은 자신의 담당 분야 외에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본 김윤주 과장의 사례처럼 자신의 업무와 연관된 다른 업무에도 관심을 갖고 그 분야의 역량을 갖추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세컨드 옵션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자신의 업무영역 외에 다른 분야의 업무 역량을 갖추는 ‘멀티플레이어 능력’은 분명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주인공 미스김이 슈퍼갑 계약직이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어떤 일을 맡기든 완벽하게 수행해내는 멀티플레이어 인재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자기가 맡은 분야의 업무역량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는데 세컨드 옵션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에 섣불리 이것저것 해보려고 움직이는 것은 금물이라는 점이다. 세컨드 옵션을 갖추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세컨드 옵션을 갖추겠다고 다른 분야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고 활동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자신의 업무에 소홀해지게 되어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맡은 일을 처리하기에도 바빠 자신의 업무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또는 수행하는 업무가 너무 한정적이지는 않은지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다. 세컨드 옵션은 자신의 현 상황을 돌아보고 좀 더 발전시켜 나갈 만한 것은 없는지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어 줄 수 있다.

자신이 맡고 있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으며 눈과 귀를 활짝 열고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트렌드를 읽어내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이렇게 꾸준히 세컨드 옵션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쉽게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고, 새로운 기회를 놓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