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남 에듀윌 대표 한양대 특임교수

 
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수험생활을 시작한 박수찬(가명) 씨는 요즘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책상 앞에 앉아 몇 시간째 수험서를 보고 있지만 수험서의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 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명절 때마다 시험준비를 이유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 뵙지 못해 착잡한 마음이 들고, 내년까지 합격하지 못하면 어떡해야 하나 하는 불안감에 속만 탈 뿐이다.

박수찬 씨는 지금 슬럼프를 겪고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박수찬 씨처럼 크고 작은 슬럼프를 겪게 된다. 슬럼프란 사전적 의미로 ‘자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저조한 상태가 길게 계속되는 일’을 의미한다. 누구나 슬럼프를 겪지만 그 슬럼프를 얼마나 빨리 잘 극복해 내느냐에 따라 슬럼프 이후의 결과는 판이하게 차이가 난다.

앞서 본 박수찬 씨의 예를 놓고 보자면 수험생활을 하며 겪게 된 현재의 슬럼프를 잘 극복해 낸다면 박수찬 씨는 자신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실력향상을 이루어낼 수 있을 테지만, 슬럼프 기간이 길어진다면 박수찬 씨의 실력은 계속 제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슬럼프를 현명하게 극복해 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우선은 ‘왜 슬럼프가 왔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수험생이나 직장인들의 경우 반복되는 일상 속에 무기력해질 수도 있고, 시험에 떨어졌거나 야심차게 준비 했던 프로젝트가 잘 되지 않아 좌절감을 느끼면서 낮아진 자존감으로 인해 슬럼프가 올 수도 있다. 자신에게 슬럼프가 오게 된 상황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의외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슬럼프가 왔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몸과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라고 한다. 슬럼프는 보통 정신없이 바쁜 일상 속에 이어지는 긴장감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단 몇 시간만이라도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갖고 휴식을 취한다면 슬럼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주위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속앓이만 해서는 달라지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며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신이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자연스럽게 찾을 수도 있다.

슬럼프를 이겨내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슬럼프가 자연스럽게 지나갈 것이라는 생각으로 본연의 일에 더욱 충실해지려는 사람도 있다. ‘이것 또한 곧 지나가리라’라는 마음으로 공부나 일을 더 열심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슬럼프를 이겨내고 한층 더 단단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밖에도 취미생활을 시작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일, 수험생이라면 학습방법을 바꾸어 보는 일 등과 같이 자신에게 최적화된 슬럼프 극복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슬럼프는 나에게만 오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슬럼프를 현명하게 극복해 냄으로써 한 단계 더 발전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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