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도들 인정하는 수행력과 덕을 갖춘 분 모셔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계종 차기 총무원장 유력 후보로 거론돼온 전 호계원장 법등스님이 공개적으로 불출마의 뜻을 밝혔다.

법등스님은 최근 서울 연화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34대 총무원장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스님은 이 자리에서 “처음부터 총무원장 선거에 나설 생각이 없었고 주변에도 밝혔으나 외부로 전해지지 않아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내 한계를 알기에 총무원장 선거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출마 선언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스님은 “지난 26년간 종단 주요소임을 살면서 과연 종단에 도움이 됐을지 생각해 봤다”며 “돌이켜보면 이끌어주고 밀어준 스님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고, 종단에 사태가 있을 때면 어른스님과 도반스님, 후배스님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일도 있었다. 때문에 내 한계가 여기까지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제가 앞으로 할 일은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일에 매진하는 것”이라며 “불교사회복지에 매진하며 그동안 저를 끌어주고 밀어준 선후배, 도반들의 은혜를 갚으며 살 것”이라고 총무원장 선거 불출마의 뜻을 거듭해 확인시켰다.

불교광장의 후보 추대 움직임에 대해 “그동안 선거의 폐단을 부인하기 어렵다. 차제에 잘못된 관습을 탈피하고, 의사를 모아 추대식으로 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누구를 원장으로 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구태 보이지 말고 새 모습 보이자는 취지 아닌가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법등스님은 “(불교광장이) 훌륭한 어른을 추천한다면 과정의 문제는 이해될 것이다. 그러나 의도적이라든가, 의도성이 있다면 종도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고 밝혔다.

스님은 또 “밖에도 종단을 위해서 원력을 세우고 나올 분이 있을 것”이라며 “종도들이 (불교광장을) 이해하면 좋지만 만약에 안 한다면 어떤 결과가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자격에 대해 “수행력과 덕을 갖춘 분이 차기 총무원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모든 종도가 공감하고 바라는 분을 총무원장으로 모시기를 종도의 한 사람으로 바란다”는 말로 수행과 성품을 자격 요건으로 꼽았다. 이날 스님은 모든 종도들이 공감하는 불교광장이 되길 바란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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