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응스님, 종단혁신 필요성 제기 ‘종책제안서’ 발간

▲ 조계사 대웅전의 삼존불.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법응스님이 한국불교의 밝은 미래와 혁신을 위해 자성과 선결과제를 거침없이 쏟아내며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기득권 세력화, 세속화, 종권다툼, 해종행위 등 뿌리깊이 자리한 심각한 문제와 책임에 관해 출‧재가자(승려, 불자) 모두가 자성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쇄신해야만 희망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법응스님은 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선거 110여 일을 앞두고 ‘종도에 드리는 글-변혁의 시대 조계종의 길’이란 소책자를 제작해 배포했다. 이는 종단과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뼈아픈 쇄신과 자성을 촉구하는 종책제안서다.

법응스님은 “한국불교가 쇠퇴하고 있다. 불교 중흥을 위해 사부대중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관심과 참여의식으로 발전적 의견을 거침없이 제시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서 제작 및 공개 이유를 밝혔다.

스님은 최근 불교를 둘러싸고 논란이 된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하며 한국불교의 현실을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쇠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천국제공항 전통등 설치 거부, 출가자 감소와 고령화, 한국 가톨릭 증가세, 간화선 수행위기, 승려 비위(법에 어긋남) 등을 지적했다.

법응스님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에 따라 종단의 고질적 병폐를 해결하지 못하면 냉혹한 역사적 평가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책제안서는 ▲종단권력은 신심과 원력에서 나와야 한다 ▲종단발전을 저해하는 자포자기 문제 ▲볼썽사나운 출재가 충돌 문제 ▲종헌종지 망각한 사교화(邪敎化) 우려 ▲대사회적 책임 신뢰회복 절실 ▲33대 집행부 진단 ▲전문 교역직제 도입 필요 ▲종단 구성원의 자존감·존재감 회복 ▲자성·쇄신 지속 ▲한반도평화, 남북통일 기여 등 총 11항목의 제안과 조계종의 역할을 논했다.

◆대중 참여로 계파·돈 얼룩진 종권 세속화서 벗어나야
법응스님은 가장 우선해야 할 혁신과제로 ‘기득권 포기’를 꼽았다.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는 권력세력이 종단의 변화와 개혁을 막아선다는 이유에서다. 스님은 종단내에서 심화되는 세속화를 철저히 반성하고, 계파와 돈으로 얼룩진 종권과 이를 둘러싼 비리 등을 경계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종단의 탈세속화와 직선제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스님은 주문했다.

법응스님은 “불교의 사회적 기여가 (거의) 없는데 집안 내에서 패권을 쥐고 쥐락펴락하는 것은 내부에너지만 쇠잔시키는 것”이며 “이는 심각한 해종행위와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종단의 탈세속화만이 쇄신과 중흥의 첫 걸음이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스님은 “대중(불자 등)이 종단운영 주요 세력이 될 때 불교중흥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대중의 혁신의지와 적극적 참여만이 돈과 권력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는 대안이자 희망으로 본 것이다.

그는 무관심으로 인해 부정적 권승들이 득세한다면 그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종권쟁탈 50년사… 종단발전 저해한 자화상”
법응스님은 “종단 50년사는 결국 종권쟁탈의 역사다. 종권은 사사로웠다. 종단발전을 저해하는 자포자기, 자괴가 우리의 자화상이다”고 자성을 목소리를 냈다. 승려의 토지불법매도와 교계언론 대표 폭행 등 비일비재 일어나는 승려 비위 사건, 여기에 계속되는 출재가자의 충돌이 불교발전의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님은 불교방송과 동국대학교 사태가 종단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해 패권장악의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 같은 사태에서 벌어진 스님과 재가이사들의 고성분쟁은 종단 주류사회 집단이 갈등 해결의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반증”이라며 이사진 모두에게 참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끝으로 법응스님은 “이번 종책제안서는 불교중흥의 밑거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했다”며 “출재가를 막론하고 다양한 의견과 생각들이 제시되고 논의돼 사부대중이 참여할 기회가 확대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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