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비타민] 부부 싸움에도 기술이 있다
[건강비타민] 부부 싸움에도 기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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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부부 싸움을 하지 않는 금슬 좋은 부부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평범함 부부들은 간혹 부부싸움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가급적 아이 앞에서 부부싸움을 피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그러나 혹시 하게 되더라도 폭력적 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여기에는 신체적 및 언어적 폭력이 포함된다. 즉 배우자를 때리거나 또는 욕설을 퍼붓는 것은 절대 안 된다. 나의 배우자이기도 하지만 아이의 엄마 혹은 아빠라는 점을 항상 명심하여 싸우더라도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해 주자.

폭력적인 상황으로 발전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흥분을 피해야 한다. 싸우더라도 논쟁적으로 싸워야지 흥분한 나머지 지나친 감정적 폭발을 보이거나 발작 현상을 보이지 말라. 또한 기물을 파괴하거나 자해적 행동을 해도 안 된다. 폭력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도 있겠으나, 상대방에게 직접적 가해를 하지 않고 위협 또는 공포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다르다. 일종의 간접적 폭력인 셈이다. 한편 아이를 끌어들여서 누가 옳은지 판단해 보라고 강요하는 것을 하지 말라. 부모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당성을 확인하려고 하는 동기가 있겠으나, 이는 아이의 마음에 엄청난 충격과 혼란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특히 아이 앞에서는 이혼하자는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싸우다 보면 이혼 얘기가 나올 수 있겠으나 그것이 실제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만일 아이가 이혼 얘기를 듣게 되면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임으로써 이후부터는 불안과 두려움에 괴로워할 것이다. 대개 언어가 형성되기 이전인 만2세 미만 아이들은 부부싸움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사건 자체를 기억하지 못할 뿐 정황적 기억이 무의식적으로 남아 있을 수 있기에 아무리 어린 영유아 앞에서도 부부 싸움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부싸움을 아이가 봤다면, 먼저 아이로 하여금 다른 곳으로 피하게끔 하라. 그리고 싸움을 멈추어라. 아이를 위해서 싸움을 뒤로 미루는 셈이다. 그런 다음 감정적 흥분을 가라 앉혀라. 그리고 아이에게 설명을 해 주자. 아빠와 엄마가 서로 생각이 달라서 얘기하다가 싸움으로 번졌다고 얘기하라. 다시 화해할 것임을 꼭 말해줘서 아이를 안심시킨다. 싸우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아이의 연령 정도에 따라서 어느 정도 명확한 이유를 대는 것이 좋다. 그래야 아이가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가령 아직 언어적 능력이 부족한 0~2세 아이에게는 엄마와 아빠가 서로 웃거나 악수하거나 포옹하는 등 비언어적 방법의 화해 제스처를 보여주는 것이 좋다. 3~4세 아이에게는 말로 분명하게 엄마 아빠의 사이가 좋아졌음을 알리고, 네 잘못이 아니라는 점도 함께 일러줘야 한다. 이 시기 아이들은 간혹 자신이 지난번에 잘못한 일을 가지고 부모가 싸우기 때문에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5~7세 아이에게도 역시 말로 엄마 아빠의 화해를 일러주며 안심을 시켜주되 엄마 아빠가 싸운 이유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아이의 불필요한 상상을 막기 위함이다. 또한 엄마와 아빠는 서로 싸울 때가 있지만 너에 대한 사랑이 변함없고 너를 계속 사랑으로 키워 줄 것임도 알려줘서 부모에게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차단해 준다.

부모 스스로도 지금의 나쁜 사이가 언젠가는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적 생각을 자꾸 해보자. 또한 상대방의 잘못을 크게 부각시키는 것을 피하라. 가령 바람을 피웠다든지 또는 카드 빚 등으로 금전적 손해를 입혔다든지 하는 말을 직접적으로 혹은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배우자는 미안한 마음 대신에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방향으로 방어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서로 싸움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밖에 집을 나가라, 나가 죽어라, 네 맘대로 해라, 네가 하는 일이 뭐 항상 그 모양이지 등등의 극단적인 말을 피하라. 부부싸움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하더라도 기술적으로 하자! 그래야 남남이 되지 않고 도로 부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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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희 2013-06-02 23:08:37
싸우다보면 감정이 앞서기도 하는데 아이를 위해서라면 싸우다가 멈추기도 해야하고. 참 어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