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비타민] 처월드에서 살아남는 법
[건강비타민] 처월드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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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처월드란 장인, 장모, 처남, 처제 또는 처형처럼 ‘처(妻)’자가 들어간 사람들의 세상, 즉 ‘처가댁’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과거에는 시월드에서 며느리가 잘 적응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지금 시대는 처월드에서 사위가 잘 살아남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이를 대체하고 있으니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이제 처월드에서 각자가 가져야 할 올바른 자세들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남편의 자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내를 위하는 마음이다. 비록 경제적 능력이 없어서 처가에 얹혀산다고 할지라도 아내를 아끼는 마음만 분명하다면, 장모님의 미움은커녕 오히려 사랑까지 받을 수 있다. 장모가 사위를 미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 딸에게 잘해주지 못하고 마음고생 몸고생 시킨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장모를 존중하고 고마워하는 마음이다. 장모를 어려워하거나 또는 장모에게 무조건적 복종을 하라는 뜻이 아니다. 인생의 어른으로서 장모나 장인을 존중하고, 또 우리를 보살펴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다면, 나를 무시하거나 괴롭히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자신을 존중해 주고 자신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사람에게 관대해지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아내의 자세다. 친정엄마와 한 편이 되어 남편을 몰아붙이고 비난하는 것만큼은 피하라. 남편은 비참함을 느끼다가도 자신의 생각에 심하다고 판단하면, 앙심과 적대감마저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소 심한 비유이지만, 쥐도 피할 구멍을 내어 주고 쫓아야 한다. 가급적 친정엄마에게 남편의 좋은 점을 또한 남편에게 친정엄마의 좋은 점을 각각 자주 부각시켜라. 그래야 친정엄마와 남편의 갈등과 대결구도를 줄이거나 피할 수 있다. ‘아! 우리 딸(혹은 아내)이 이와 같이 남편(혹은 엄마)을 위하는데 내가 그래도 딸(혹은 엄마) 생각해서 좀 잘해줘야겠다’는 마음가짐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친정엄마의 자세는 어떠한 것이 좋을까? ‘사위는 백년손님’이라는 옛말을 의식적으로라도 자주 떠올린다. 그래야 사위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를 줄일 수 있다. 사위가 처월드에 들어왔다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했다는 뜻이다. 정말로 나쁜 사위는 자신의 문제점을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아내와 자식들을 괴롭히면서 군림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사위의 결정을 오히려 어느 정도 좋게 생각하라. 처월드에 있는 이상 사위가 내 딸인 아내를 괴롭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얼마나 다행인가? 사위의 경제적 능력 등 조건적 측면보다는 사위의 인간적 측면을 더 강조해서 보는 노력도 중요하다. 보지 않으려고 하면 전혀 보이지 않고, 보려고 하면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장모와 사위 간에 이루어지는 대화법이 중요하다.

사위는 장모님에게 칭찬과 감사를 표현하고, 장모는 사위에게 관용과 격려를 베푼다. “장모님, 오늘 입으신 옷 색깔이 날씨와도 잘 맞고 너무 잘 어울립니다. 훨씬 더 젊어 보이십니다.” “장모님, 저희를 늘 이렇게 잘 보살펴 주시니까 정말 고맙습니다.” “자네가 당장 취직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할지라도 실망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면밀하게 준비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어 봐.” “자네가 현재 잘 풀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 나나 딸에 대해서 미안해하는 것을 알고 있네. 하지만 너무 자책하지 말게. 우리는 더 기다려 줄 수 있어.” 등의 말들이다.

그러나 “자네는 능력이 너무 부족해”(비하), “옆집 사위는 장모님 모시고 해외여행 갔다고 하는데…”(비교), “어릴 적에 집에서 교육을 어떻게 받았나?”(부모를 비난함), “못난 사람 같으니…”(인격의 비난), “나나 내 딸 덕분인지나 알게.”(우월감의 확인 및 열등감의 자극) 등은 장모님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이다. 마찬가지로 “장모님은 좀 빠지십시오.”(무시), “장모님 때문에 더 나빠졌습니다.”(투사), “다른 집 장모님들은 이러시지 않습니다.”(비교), “집사람을 이렇게 가르치셨나요?”(비하), “저는 장모님이 싫습니다.”(직접적인 미움의 표현) 등은 사위가 발설해서는 안 될 말들이다. 시월드이건 처월드이건 간에 가족 구성원들이 화목하게 살면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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