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라곤(논설위원, 시인)

 
지금 세계인들은 각종 문명의 이기(利器)로 인해 다양한 정보를 접하면서 편안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이 언론 매체를 이용하거나 인터넷 사용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다면 지구촌 곳곳에서 매일 발생되는 갖가지 크고 작은 사건들을 알 수 있다. 미국 사회의 실시간 뉴스에 대한 시민의 반응을 엿보기도 하고,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일까지 훑어볼 수가 있는데, 이러한 일들은 인터넷 등 IT(information technology,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한 유용성 덕분이다.

지구촌 뉴스를 보면, 미국 내 세계 최대의 밀 생산지인 오리건주에서 재배가 금지된 유전자조작 밀이 발견되어 미국 밀의 주요 수입국인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외신들이 전망하고 있다. 이에 미 농무부는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조작 밀은 먹어도 안전하며 시중에 유통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에 유전자조작 밀 발견 사실을 알리고 제기된 우려를 누그러뜨리려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이 시선을 끈다.

복지 선진국인 영국에서는 경제난 심화로 구호식량에 의존하는 빈곤층이 최근 1년 사이 3배나 증가된 50만 명에 이르러 복지국가로서 영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보도다. 아프리카 소식도 실시간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지난 130년 동안 남아공 경제를 이끌어온 광산업이 대형 노조들의 임금인상 요구와 겹쳐져 현지 화폐인 랜드화가 달러당 9.7랜드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4년만의 최저수준으로 남아공의 국내 경기가 어렵다는 소식이다.

또한 중동에서는 민주화 후유증을 앓는 소식이다. 리비아에서는 독재 정권 부역자들을 공직에서 배제하는 ‘정치적 고립법’이 5월 초 통과되어 시행되고 있지만, 이 법이 지역 안정과 인권에 반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와 같이 지구촌에서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있는 갖가지 사건 사고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세계인들에게 때로는 안전과 평화를 염원하고, 혹은 인류 문화의 진전과 더 나은 개인 생활을 욕망하는 이정표가 되고도 남는다.

인간의 삶에 있어 개인이나 집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많다. 그 가운데 문화나 지식에 대한 유용성은 개인 스스로가 추구하는 등 노력의 결과일 테지만,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단체나 공공집단, 또는 언론에 의해 제공되는 것이 유의미성(有意味性)을 갖는다. 국민생활에 필요한 영역 중 사회적 카파시티(capacity)가 큰 분야는 개인적 접근이 한계가 따르므로 조직적이고 집단화된 공익단체가 주관하여 일반대중에게 제공하는 기획물은 의미가 있고 좋은 사회현상이라 하겠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지난 5월 27∼28일 양일간 서울 63빌딩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천지일보가 주최한 ‘스마트세계평화포럼 2013’은 유용성이 매우 크다. 평화·통일·IT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분단국가인 한반도 정세를 짚어보고, 진지한 자세로 실현가능성 있는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 비전’을 제시하는 이번 행사야말로 시대적 가치가 있는 기획이었고, 선각자적 실행이었다. 지금 이 시점에서 현 세대가 꼭 해야 할 필요한 일을, 그것도 정부나 정부 지원을 받는 단체가 주관한 게 아니라 시대 흐름을 정확히 짚고 바르게 이어가야 할 당위성을 가진 언론사가 주도하였다는 점에서 박수 받을 만하다.

이번 국제행사에서 발제자 선정이나 주제 선정에서도 탁월했고 운영 또한 매끄러웠다. 무엇보다 한국이 지금 이 시점에서 절실히 필요한 근본 문제가 어떠한 것인가를 제대로 짚은 그 방향성에 있다. 세계역사상 가장 긴 정전(停戰) 60주년을 맞고 있고, 또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 등이 가시화 되고 있는 현실에서도 우리의 상황 대처가 너무나 한가롭다. 그런 가운데 이번 행사장에서 울린 평화·통일·IT 리더들의 목소리는 우리 현실의 장벽을 꿰뚫는 금과옥조(金科玉條)였고, IT시대를 맞아 우리가 지향해야 할 행동의 바로미타(barometer)라 여겨진다.

행사의 브레이크 타임에 들리는 청중의 반응은 이번 행사 평가의 잣대다. “자주 듣지 못할 내용들로 매우 유익했다”는 게 중평이다. 이 지구상에서 기묘한 풍경이 산재돼 있지만 그 속속들이는 가보지 않는 사람들은 실상을 모를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번 행사에서 명사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지 않고서는 그 리더들의 해박한 지식과 경험으로 전해지는 진수에 대해서 알 수가 없을 것이다. 천지일보가 개최한 ‘스마트세계평화포럼 2013’은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 비전’을 제시하는 뜻있는 자리였고, 시대적 사명감에 앞서나가는 유익한 내용이었다.

국내 저명인사나 키란 발리(Kiran Bali), 피터 벡(Peter M. Beak) 등 외국 명사들이 설파한 내용에 공감이 간다. 특히 2011년 당시 이집트의 시민혁명의 기폭제를 만든 중동민주화의 기수, 와엘 고님(Wael Ghonim)의 연설은 훌륭하였다. 그는 2011년 타임즈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 가운데 1위에 오른 인사다. 직접 이끌고 경험했던 이집트의 시민혁명이 성공한 것은 ‘인터넷의 힘’이라고 하면서 그는 인터넷이 북한의 폐쇄성을 허무는 길이므로 많은 정보들이 북한 주민에게 전해지도록 노력하자고 했다. ‘키보드 자유투사’의 마지막 남긴 말은 강한 여운을 남긴다. “과거에는 전투를 잘하는 사람이 영웅이지만 지금은 평화를 이끄는 사람이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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