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하고 훌륭한 사람 잘 보필하지만 성질 급하기도”

▲ 성수와 주변별들

▲ 건원 윤상철
삼국 통일의 주역 김유신 장군에게는 아끼는 말이 있었다. 주인의 마음을 잘 읽어 사냥을 할 때도 알아서 잘 움직였기 때문에 늘 제일 많은 짐승을 잡을 수 있었다. 어디를 가더라도 항상 자랑스러웠고 한 몸처럼 잘 지냈다.

그런데 김유신은 천관이라는 기생을 사랑해서 자주 찾아가 술을 먹고 외박하는 일이 잦아졌다. 결국 어머님으로부터 크게 꾸중을 듣고 다시는 천관에게 가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다.

어느 날 술에 취해 졸면서 말을 타고 가는데 말이 어느새 천관의 집 앞으로 가버리고 말았다. 말이 생각하기에 ‘주인이 술을 먹으면 으레 갔던 곳이니 이번에도 천관의 집으로 가는 것이 맞지’ 하고는 그리로 간 것이다.

천관이 반갑게 맞이하는 소리에 잠이 깬 김유신이 깜짝 놀랐다. 그립고 반가운 얼굴이라 기뻤지만 한편으론 어머니와의 약속을 깬 것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말에서 내린 뒤 칼을 빼 “주인의 마음을 모르는 놈이다”하며 말의 목을 베어 죽이고는 천관의 눈물을 뒤로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신라시대 박혁거세 설화에서도 말은 하느님의 심부름꾼으로 나온다. 또 ‘장수나자 용마 난다’는 말처럼 훌륭한 사람을 잘 보필하고 인간에게는 꼭 필요한 동물이 말이다.

김유신 장군 설화도 말이 사람처럼 생각을 하고 약속을 지킬 줄 안다는 전제가 깔린 이야기이다. 그래서 말이 수호신이 된 성수도 임금을 내조하는 황후 또는 재야의 훌륭한 인물을 뜻하게 됐다.

모두 7개의 별로 이뤄졌는데, 임금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필한다는 뜻처럼 사람이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형태로 놓여있다. 20일 오후 11시 30분, 남쪽 하늘을 보면 그 우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말띠 중에 음력 5~8월에 태어난 사람은 이 성수가 수호별이다. “나에게 힘을 줘!” 하고 부탁해도 좋고 나를 잘 지켜달라고 응석을 부려도 잘 들어준다. 이 사람들은 성수를 닮아 성실하고 신의가 있으며 훌륭한 사람을 조용히 보좌한다.

책임감 있고 씩씩하지만 성질이 급한 경향이 있다. 성수는 서울과 경기도의 서남부 지역과 관련이 깊다. 성수를 수호별로 가진 사람들은 가끔 이 지역을 찾아가면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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