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심부름꾼, 비밀 많고 친구 간 의리 있어

▲ 두 마리 사슴이 가운데 불로초를 두고 서로 양보하는 모습으로 불로장생을 기원하는 그림.

▲ 건원 윤상철 선생
주몽이 비류국의 송양왕을 쳐서 국토를 넓히려고 할 때, 하느님께 희생을 바치려고 사냥을 나갔다. 마침 흰 사슴이 풀을 뜯으며 놀고 있었다.

‘흰 사슴은 영물이고, 하느님의 심부름꾼이다. 희생으로써는 최고다’라고 여긴 주몽은 올가미를 던져 사슴을 사로잡았다. 그리고는 사슴에게 “내가 비류국을 쳐야 하니 네가 나를 위해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거라” 했다.

사슴이 묵묵부답으로 하늘만 쳐다보고 있자, 주몽이 사슴을 거꾸로 매달고 “하늘에서 큰비가 쏟아져 비류국의 도성을 모조리 잠기게 하지 않으면 너를 놓아주지 않으리라. 살고 싶거든 네가 하늘에 아뢰거라” 했다.

사슴이 어찌나 슬프게 울었는지 그 소리가 하늘까지 울려서 비가 이레 동안 쏟아지는 바람에 비류국의 도성이 모조리 물에 잠겨버렸다. 송양왕이 홍수를 피해 동아줄을 잡고 성 밖으로 나왔는데, 비류국 백성도 모두 그 줄을 잡고 매달렸다.

그때 주몽이 하백으로부터 받은 구슬채찍으로 물을 가리키니 성 안에 가득 찼던 물이 순식간에 빠졌고, 이를 본 송양왕이 하늘이 돕는 사람이라 생각해 항복했다.

사슴은 하늘과도 통할 뿐만 아니라 비밀을 많이 아는 동물이다. 남의 비밀을 잘 알면서도 자신은 남의 눈에 잘 안 띄게 행동한다.

사람 몸으로 치자면 사슴은 신장과 같다. 신장은 귀와 통하기 때문에 신장이 건강한 사람은 잘들을 수 있다. 사슴은 신장이 튼튼해서 피가 맑고 일부다처를 할 정도로 욕심도 많고 건강도 좋다.

또 나무꾼과 선녀에 나오는 것처럼 은혜를 입으면 반드시 보은하는 동물이다. 그래서 하늘나라에서도 종묘를 관리하면서 제사 지내는 데 쓰이는 보물이나 음식을 보관하는 역할을 맡겼다.

▲ 장수와 주변별들
27일 자정에 남쪽 하늘에 뜨는 마름모에 양쪽으로 구슬손잡이를 한 여섯 개의 별이 바로 장수다.

말띠 중에 음력 9~12월에 태어난 사람은 이 장수가 수호별이다. 이 사람들은 장수를 닮아서 비밀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욕심도 많다. 또 친구 간에 의리가 있고 건강에도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 남부지역인 평택, 안성, 용인, 광주, 그리고 충청도 북부의 진천, 정추, 괴산, 음성, 단양, 제천 등과 관련이 깊다. 장수를 수호별로 가진 사람들은 가끔 이 지역을 찾아가면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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