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제공한 사진에 코로나19 경구용 알약이 보인다. 화이자는 11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자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에 대한 긴급 사용을 신청했다. 앞서 화이자는 18세 이상 대상 임상시험에서 증상 발현 3일 이내에 이 약을 먹었을 때 입원과 사망률을 89% 낮춘다고 밝힌 바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제공한 사진 속 코로나19 경구용 알약 팍스로비드. (출처: 뉴시스)

증상 발현 후 5일간 먹으면 치료효과

재택치료환자 중증 악화 막는 데 도움

정부, 60만 4천명분 선구매 계약 체결

1월초 40만명분 대한 추가 계약 추진

‘수급 논란 재현될 수 있다’ 우려 나와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국내에서도 긴급사용승인이 결정되면서 코로나19 위기 국면을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충분한 양의 물량 확보가 관건일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방역당국에 따르면 식약처는 전날 미국 화이자사가 개발하고 한국 화이자제약이 수입하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 이 제품은 코로나19 증상 발현 후 5일간 먹으면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병원에 입원해 주사 등으로 투약해야 하는 기존의 치료제와 달리 먹는 치료제는 장소의 제약이 없다. 이에 따라 병상 확보 등에 대한 부담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이를 통해 생활치료센터의 입소 또는 재택치료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이뤄진 긴급사용승인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위기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료제품을 공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식약처의 이번 결정은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 공급위원회의 심의를 따른 것이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다. 단백질 분해효소를 차단함으로써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적용 대상은 연령, 기저질환 등으로 중증 코로나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과 중등증의 성인을 비롯해 12세 이상의 체중 40㎏ 이상인 소아환자가 해당된다. 복용 방법은 니르마트렐비르 2종과 리토나비르 1종씩을 하루 두 차례 12시간마다 5일간 먹는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0일 오후 충북 청주 식약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백신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코비드-19백신주'에 대해 추가 임상시험 결과 등을 제출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21.02.10.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0일 오후 충북 청주 식약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백신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코비드-19백신주'에 대해 추가 임상시험 결과 등을 제출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21.02.10.

코로나19 양성 진단을 받고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해야 한다. 다만 수유부의 경우에도 투여는 가능하지만 투여 중에는 수유를 중단할 것이 권고된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앞으로도 과학적 지식과 규제 전문성을 바탕으로 코로나19 극복에 필요한 의료제품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공급해 국민의 일상회복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먹는 치료제가 실질적인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물량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재까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36만 2000명분과 머크(MSD)의 몰누피아비르 24만 2000명분을 더한 총 60만 4000명분에 대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더불어 내년 1월초 40만명분에 대한 추가 계약을 추진한다.

다만 계약 추진과 달리 앞서 백신 확보 과정에서 겪은 수급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정부가 팍스로비드 30만명분 이상을 협의한다고 하는데 앞서 구매계약을 완료한 물량은 7만명분”이라며 “일본은 200만명분을 확보했다고 하는데 우리 정부는 백신 도입과 마찬가지로 또 늦다”고 지적했다.

이어 “먹는 치료제를 빨리 확보해 중증환자를 줄이고 고령환자에 집중하는 체계로 가야 하는데 준비가 부족하다”면서 “지금 계약한 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AP/뉴시스]머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미 식품의약국(FDA)은 23일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싸우기 위해 머크의 먹는 코로나 치로제 몰누피라비르를 승인했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먹는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승인받은 지 하루 만에 2번째 먹는 치료제를 승인한 것이다.
[AP/뉴시스]머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미 식품의약국(FDA)은 23일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싸우기 위해 머크의 먹는 코로나 치로제 몰누피라비르를 승인했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먹는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승인받은 지 하루 만에 2번째 먹는 치료제를 승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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