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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디지털 전환이 세계적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년 만에 발표한 ‘디지털경제전망(DEO) 2020’에서다. OECD 디지털경제전망은 38개 회원국의 디지털 경제동향, ICT 현황·통계·정책 등을 소개하는 보고서다. OECD는 회원국 정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정책우선 순위(2019년 기준)조사에서 1위 디지털정부 구현, 2위 통신 인프라 진화, 3위 디지털 기술혁신 촉진, 4위 디지털 전환 역량 개발, 5위 디지털 보안 개선, 6위 데이터 거버넌스 향상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OECD는 핵심 정책 트렌드를 제시했다. 가장 중요한 변화로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과 코로나19 극복과정은 OECD 국가와 디지털 기술의 관계를 인식하게 됐으며, 사회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OECD는 모든 국가가 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고 34개 회원국이 최고수준 총리·장관·전담부처 등을 통해 국가 디지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전환은 복잡하고 상호 작용 방식으로 경제·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도 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원격교육, 전자상거래, 기업 디지털 활용은 OECD 전역에서 급증했다. 이는 고품질 인터넷에 대한 수요 촉진으로 나타났다. 국내 또는 국가 간 데이터 이동이 적시에 안전하게 이뤄질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정부와 기업, 학계는 인공지능(AI)을 위기 대응에 활용했고, 2020년 상반기까지 24개 회원국이 AI 전략을 수립했다. 우리나라도 AI 국가 전략을 수립, 실행 중이다.

OECD는 통신요금이 낮아지고 서비스는 고도화되는 등 ‘연결성’이 진화한다고 했다. 가입자당 평균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은 4년 만에 네 배 증가해 2019년 월 4.6GB가 됐다. 요금은 2013~2019년 사이에 약 60% 하락했다. 그러나 디지털 격차 개선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연령대와 교육 수준에 따른 인터넷 사용 격차가 지속, 55~74세 개인 중 58%만이 인터넷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학력층은 40%만이 인터넷으로 공공기관에 접속했다고 했다. OECD는 빅데이터가 기업과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중요한 자원으로 봤다. 데이터 사용은 비즈니스 모델 필수 요소가 됐고 각국은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호 정책을 강화하는 동시에 데이터 컨트롤러(조정자)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는 정책을 구현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이 세계 최고라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브로드밴드 인프라 4개 분야에서 1위를 석권했다.

우리나라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100Mbps 유선인터넷 가입자 비중, 초고속 인터넷 평균 다운로드 속도, 와이파이를 포함한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또한 디지털 정부 평가지표 ‘플랫폼으로서 정부’ 평가 항목에서도 우리나라는 영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OECD는 정책 대표 모범 사례로 한국정보화진흥원 통신품질 측정, 과학기술통신부 5G플러스(5G+) 전략을 소개했다.

우리나라의 발전된 디지털 인프라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정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며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고 디지털 전환에서 앞설 수 있는 교두보를 선점했다는 데 일조했다는 점을 OECD도 인정했다고 평가된다. 그렇다고 현실에 안주해선 안 된다.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기 위해 브로드밴드 인프라 경쟁력을 지속 확대, 고도화하고 신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하기 위한 논의와 실행을 구체화해야 한다.

정부는 전문가들이 “우리나라는 디지털 인프라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이지만, 혁신기술과 서비스 창출 분야에서는 부족한 면이 드러났다”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 세계 1위 ICT 강국으로 도약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한 조언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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