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반칙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한 방송에서 한 발언이다. 문재인 정권이 어떻게 탄생했던가. 최서원(전 최순실)이 대통령 측근이라는 지위를 악용해 딸을 이화여대에 부정입학시킨 것이 촛불을 들게 한 가장 큰 이유였다.

엄마 찬스로 대학에 들어간 정유라의 “능력 없으면 네 부모를 원망하라”는 발언은 결정타였다. 대한민국에서 흙수저로 태어나 명문대에 입학한다는 것은 수험생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이어서, 적지 않은 사교육비에 허리 휘고 가슴 졸이는 부모의 수고가 있어야만 될까 말까 한 일이다.

‘권력’을 악용하고 권력에 야합하는 불공정한 나라를 개탄하며 촛불을 들었던 민심은 ‘공정한 나라’를 갈망했다. 그렇게 촛불 민심을 힘입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3년 4개월, 어이없게도 문재인 정부에서 최서원과 정유라의 망령을 보는 듯한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그 당사자가 ‘법 집행의 최고 수장인 법무부 장관’이라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다.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말과 행동을 봤을 때 금수저급에서는 이런저런 변칙으로 대학 들어가는 데 도움 주는 것을 ‘품앗이’쯤으로 여기는 것처럼 보였다.

뒤를 이은 추미애 장관의 아들 ‘황제휴가’ 논란은 군법에 맞고 안 맞고는 둘째고, 과거에 없던 일이고 아무에게도 허용되지 않았던 일이라는 게 팩트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15일 추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해 “(휴가 연장은) 전화, 메일, 카톡 등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며 추 장관 측을 옹호했다. 그러나 군을 경험한 남성들은 ‘전화 휴가 연장은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는 반응이다. 이제 카톡으로도 휴가 연장이 된다는 말을 여당 원내대표가 뱉었으니, 군의 기강이 어찌될 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남의 불공정은 정권 쟁탈의 도구로 삼더니 나의 불공정은 ‘내로남불’에 변명만 일관하는 여당의 행태는 실망을 넘어 탄식이 나온다. 어찌 보면 프로레타리아의 대변자처럼 보였던 여당이 실상은 부르주아의 병폐만 답습해 누리고 있었다는 사실에 배신감까지 든다. 이번 추 장관 아들의 일을 그냥 넘어간다면 앞으로 군의 기강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것이다. 여당이 내 편 한 사람 지키려다 궁극엔 안보까지 흔드는 황당한 상황을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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