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사회는 안팎으로 엄청난 시련에 직면해 있다. 안으로는 극심한 갈등구조가 폭발하고 있으며 경제와 민생은 지칠 대로 지쳐있다. 이런 와중에 부동산 시장은 대부분의 국민을 절망케 한다. 온 나라가 투기판처럼 어지럽다. 코로나19 사태는 세계적 비극이지만 그 비극에 맞선 우리 사회는 코로나보다 더 위험한 분열과 궁핍, 분노와 저주의 바이러스가 사회 곳곳을 떠돌아다니고 있다. 질식할 것 같다는 원성도 높다. 지금의 이러한 어려움을 반전시킬 수 있는 어떤 변곡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외교적으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대선시기와 맞물리면서 한미관계에서 큰 변화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한국의 불신은 여전히 강하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스가 요시히데가 아베 뒤를 이어 신임 총리가 됐지만 한일관계에서도 크게 기대할 것이 없어 보인다. 섣부른 판단이길 바라지만 아베의 아류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패권전쟁은 그칠 줄 모른다. 이참에 북한 김정은 정권은 중국 쪽으로 더 많이 기우는 모습이다. 한국이 개입할 여지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일 새벽 2시쯤 화상회의로 열리는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다는 소식이다.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여는 이번이 취임 후 4번째다. 물론 코로나19사태에 대한 세계적인 협력과 한국의 성공적 노력을 전하는 내용이 최우선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북핵문제에 대한 좀 더 분명한 의지와 노력을 당부하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관심이 잦아든 지금이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에 잇따라 코로나19와 경제 지원을 매개로 공개적인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물론 북한이 쉬 응하지 않겠지만, 이 시점에서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이 하나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전에 북한의 의사를 타진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의 의지를 확인 한 뒤,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하나의 변곡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새로운 돌파구를 원할 것이다. 중국도 미국과의 갈등에서 한 숨 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북한도 이전보다 훨씬 좋은 협상의 조건을 포기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일각에서 말하는 ‘옥토버 서프라이즈’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남북 간 의료 및 수해 물자 지원과 민간교류 그리고 경제협력 등은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내치와 외교 모두가 답답한 현 시점에서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이 난국을 풀어가는 새로운 변곡점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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