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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택 미술관 도슨트/성경명화 해설가/인문학강사

 

엘리의 심판을 알리는 사무엘, John S Copley, 1780, 199*155㎝, Wadsworth Atheneum

기도로 낳은 사무엘을 실로에 있는 엘리 제사장에게 맡겼는데, 엘리의 두 아들들은 제사장으로서 회막에서 봉사하는 여인들과 동침하는가하면 제사에 드릴 제물들을 편법으로 갈취하는 등 악행을 저질렀다. 그들은 아비 엘리의 말도 듣지 아니하였으므로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죽이기로 작정하셨고 블레셋과의 전쟁 때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스라엘이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패하게 되자, 이스라엘의 장로들은 전쟁에 진 이유를 알지 못해 언약궤가 있으면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여 실로에 있는 법궤를 전쟁 중인 곳으로 이동을 시킨다. 그러나 언약궤가 있다고 해서 하나님이 함께 하신 것은 아니었다. 마치 우리가 교회에 가면 하나님이 계시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데, 이사야는 부패한 이스라엘이 제사를 드리고 예물을 가져오지만 마당만 밟을 뿐이라고 했다(사 1:12). 가인이 땅의 소산물로 제물을 드렸을 때 받지 아니하신 것과도 같은 이치이며, 초림 때 유대인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제사를 드리면서 하나님께서 받으실 거라고 생각하는 것과도 같다. 하나님은 영이시므로 신령과 진리로 예배드려야함을 알아야하는데, 전통과 관습에 얽매여서 눈에 보이는 것만 좇았던 것이다. 엘리의 아들들은 제사장이었지만, 하늘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땅에 속한 자들이었고 하나님의 언약궤와 함께 했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지 않으심으로 전쟁에도 패하게 되고 그들도 저주받음으로 죽임을 당하게 된다.

①어린 사무엘은 손을 하늘로 가리키면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경고의 메시지를 엘리 제사장에게 전하고 있고 ②엘리 제사장의 손은 사무엘과 대조적으로 땅을 가리키고 있다. 이 땅에서 엘리 제사장은 하나님의 성전을 담당하는 제사장의 자리에 있음을 그 예복을 통해서 알 수 있는데, 가슴에 입고 있는 판결흉패는 하나님의 판결을 대신하는 상징이며 겉옷 맨 하단에는 금방울들이 달려있다. ③언약궤 앞에는 분향단이 있고 향을 피우게 되어있는데 이처럼 육적으로는 하나님께 제사드릴 모든 것을 갖추었을지라도 영적으로는 부패했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으셨기에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엘리는 눈이 어두워졌고 비둔해졌는데, 죽을 때 의자에서 자빠져 목이 부러져 죽었다. 하나님의 영은 부패하고 둔한 엘리에게서 떠나 사무엘에게로 옮겨져 어린 사무엘에게 계시하시고 하나님의 제사장·선지자·사사로 삼으셨다. 한편 그의 아비 엘가나가 에브라임에 살았지만 에브라임지파는 아니었고, 레위지파에 속하였으므로 제사장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대상 6:16이하). 오래된 전통이 있다고 해서 정통은 아니고 오래되면 낡고 부패해져가므로 깨끗한 하나님의 영을 담을 수 없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한다. 나는 새 부대인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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